내년 자본시장법 개정안 앞두고
현대·GS건설 등 첫 여성사외이사
신사업 추진·주주환원 확대도 이슈
포스코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업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올렸다. 올해 건설사 주총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신사업 추진 등 체질 개선으로 압축된다.
■"여성 사외이사 모셔라"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건설이 정기주주총회 첫 테이프를 끊으며 건설사들이 주총 시즌에 돌입했다. 오는 18일엔 현대엔지니어링, 19일 삼성물산·롯데건설, 24일 HDC현대산업개발, 25일 현대건설, 26일 GS건설·DL·대우건설·SK건설 등이 주총을 진행한다. DL이앤씨는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지주사인 DL 주총으로 대체한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포스코건설은 한성희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올해 안전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포한 한 사장은 지난 8일 '안전신문고 제도'를 신설해 작업자가 작업중지를 요청하면 위험작업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올해 건설업계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현대건설은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조 교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등을 지낸 인물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 교수는 제어계측공학, IT융합공학, 제어로봇시스템 등 로봇 기술분야 전문가"라며 "현대건설 스마트건설, 건설 자동화(로보틱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의견 제시를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첫 여성 사외이사로 조희진 변호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조희진 변호사는 여성 1호 지검장 출신으로,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법리적 조언은 물론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 건 '자본시장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 법인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해 내년 7월까지는 여성 등기이사를 최소 1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사업다각화·리스크 관리도
GS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무형재산권과 지적재산권의 임대 및 판매업, 소규모 전력중개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GS건설이 진출하고 있는 2차전지 재활용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차원이다.
DL이앤씨는 지주사인 DL 주총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한다. 2023년까지 지배주주 순이익의 15%를 매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리스크 포괄 관리에 중점을 둔다. 이사회 내 경영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추가할 수 있도록 정관을 일부 변경하는 안건을 다룬다.
기존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더불어 위원회가 총 4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승진한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HDC현대산업개발은 권순호·정경구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과 하원기 건설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의결한다.
한편 오는 26일 주총을 앞둔 SK건설은 시장에서 제기된 사명 변경 이슈와 관련해 "사명 변경과 관련된 안건이 없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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