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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펀드’ 된 뉴딜펀드… BBIG 약세에 한달새 13% 손실

금리 상승세에 증시환경 악화
허위공시 논란 등 바이오 악재
22개 뉴딜펀드 일제히 하락
46개 테마 중 최하위 성적

‘꼴찌펀드’ 된 뉴딜펀드… BBIG 약세에 한달새 13% 손실
일명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에 주로 투자하는 'K-뉴딜' 펀드가 단기 손실 폭을 키우고 있다. 금리상승에 따른 증시환경 악화와 배터리, 바이오 업종의 개별 악재로 뉴딜펀드의 낙폭은 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큰 편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2개 뉴딜펀드의 최근 한 달 손실은 12.86%로 에프앤가이드가 구분하는 펀드 테마 46개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펀드별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폭이 두드러졌다. '미래에셋TIGERKRX2차전지K-뉴딜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8.28%)과 '미래에셋TIGERKRXBBIGK-뉴딜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3.05%) 등은 최근 한 달 새 13% 이상의 손실을 냈다.

'한국투자KINDEXK-뉴딜디지털플러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0.27%)이나 'KB KBSTAR FnK-뉴딜디지털플러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0.23%), '삼성KODEXFnK-뉴딜디지털플러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0.21%) 등 타 운용사의 뉴딜 ETF도 10% 넘는 손실을 냈다.

이들 펀드가 담고 있는 BBIG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코스피를 끌어올린 주역이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전망과 금리 상승세에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부각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BBIG의 하락세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거시 환경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다.

BBIG 4개 업종, 12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3753.74에서 3328.73로 11.32% 급락했다. 지난해 82.1%나 오른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불리한 거시환경 외에 개별악재도 겹쳤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지난 15일 각기둥 모양의 새 배터리셀을 도입하고 유럽에 배터리공장 6곳을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한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각형보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해당 소식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임상시험에 실패하고 결과를 허위 공시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도 뉴딜펀드 핵심인 BBIG 테마의 투심을 얼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면서 국내 업체 실적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아쉽다.


뉴딜펀드가 수익을 내려면 배터리와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반등이 필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현재 기조가 유지될 것을 두고 가정하면 2025년부터 한국 2차전지 셀업체들의 폭스바겐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의 영향력이 단기간 강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기대됐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결과가 아쉽게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잇따른 악재 탓에 신뢰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