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주리즈 아콩카과 소비뇽 블랑.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푸나무 소비뇽 블랑, 롱 클라우드 소비뇽 블랑(왼쪽부터).
[파이낸셜뉴스] 화이트 와인의 대표 주자가 바뀌고 있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이 최근 들어 상큼한 청량감과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을 앞세워 그동안 화이트 와인의 대표 얼굴이던 '샤르도네(CHadonnay)'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소비뇽 블랑 와인은 이제 막 와인을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고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나 배달음식에도 좋은 궁합을 보이면서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와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년 여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 여파로 소주나 맥주보다 와인을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매니아층이 많이 찾는 고급 화이트 와인인 샤르도네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접근성이 좋고 상큼한 맛과 가벼운 질감이 특징인 소비뇽 블랑 와인의 소비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 소비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보다 접근성이 좋은 대중적인 화이트 와인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샤르도네 와인은 여러가지 화려한 향과 레드 와인 못지않은 묵직한 질감으로 화이트 와인의 여왕으로 꼽히지만 가격대가 비싼편인데다 와인을 시작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와인이다. 반면 소비뇽 블랑은 싱그러운 열대 과일향과 흰색 계열의 꽃향이 특징인 와인으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맞는 대중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볍고 청량한 질감과 높은 산도는 집에서 먹는 우리나라 밥상 음식이나 치킨, 족발 등 여러가지 배달음식과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배달음식엔 역시 소비뇽 블랑
업계 관계자는 "소비뇽 블랑은 우리나라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물론이고 튀김이나 순대 떡볶이와 같은 분식류에도 잘 어울린다"며 "비교적 간이 세거나 매운 맛의 배달음식들과도 잘 매치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뇽 블랑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김치를 베이스로 한 요리나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 파전 등의 부침개, 매운 낙지 등의 요리와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이런 요리들에는 레드 와인은 물론이고 묵직한 샤르도네도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뇽 블랑을 입에 넣어보면 짜릿한 산도가 입속의 매운 맛과 기름기 많은 맛을 한꺼번에 개운하게 씻어준다.
배달음식을 대표하는 치킨, 족발과는 찰떡 궁합을 보인다. 특히 후라이드 치킨과는 아주 잘 어울리며 매운 양념치킨에도 입안을 싹 정리해주는 느낌을 준다. 정말로 와인을 삼키고 난 후에는 입속에 꽃향만 남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가격적인 부담도 덜해 접근성 좋아
가격적인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소비뇽 블랑의 인기를 더하는 주요 이유다. 대형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2만~3만원 안팎이면 언제든지 살 수 있으며 와인의 종류도 아주 많아지고 있어 다양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 밸리(Loire Valley)가 원산지로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 칠레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 등이 유명한 산지다. 특히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소비뇽 블랑은 높은 산도와 열대과일 향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우아한 아로마와 바스락 거리는 높은 산도로 유명한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Oyster Bay Sauvignon Blanc)', 진한 맛이 일품인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킴 크로포드(Kim Crawford)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또 롱 클라우드 리저브 소비뇽 블랑(Long Cloud Reserve Sauvignon Blanc), 푸나무 소비뇽 블랑 (Pounamu Sauvignon Blanc), 코노 소비뇽 블랑(Kono Sauvignon Blanc) 등은 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는 좋은 와인이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외에 칠레에서 생산되는 소비뇽 블랑 와인들도 색다른 느낌으로 맛볼 수 있다. 에라주리즈의 '아콩카구아 코스타 소비뇽 블랑 (Aconcagua Costa Sauvignon Blanc)'은 섬세한 허브향 그리고 기분좋은 상큼함을 느낄 수 있다.
미네랄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매력 또한 이 와인의 색다른 특징이다. 가격은 5만원대로 주요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알파카 소비뇽블랑(Alpaca Sauvignon Blanc)'도 1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