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알몸 김치’ 영상 퍼지며
국산 김치 요구하는 손님 늘어
일부 "국산으로 바꾸고 더 잘팔려"
최근 중국 '알몸 김치' 영상이 퍼지면서 식당들이 김치를 국산으로 바꾸고 있는 분위기다. 손님들이 국산 김치를 요구하거나 눈치를 주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3~4배 비싼 국산 김치를 쓰거나 직접 담가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회원 수 68만명의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치를 국산으로 바꿨는지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고민글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손님이 김치 원산지를 묻길래 중국산을 쓴다니까 면전에 대고 '김치 얼마나 한다고 국산 쓰지, 중국산 쓰냐'고 기분 나쁘게 말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맘 편히 국산으로 갈아탔다" "저도 짜증나서 국산시켰어요" "저도 국산 김치 구입했어요. 많이 안 먹기만 바랄 뿐입니다" 등 국산 김치로 바꿨다는 반응이 많다.
국산으로 바꾸고 홍보를 하니 더 잘 팔린다는 식당도 있다. 한 회원은 "요즘 사람들이 (중국 알몸 김치)영상을 본 후 식당에 오면 김치 원산지부터 본다. 나 역시 중국산보다 가격이 4배나 비싼 국산으로 바꾸고 나서 배달이 다시 제자리를 잡았다"고 전했고, 또다른 회원도 "김치를 직접 담가 쓰니 요즘 들어 '김치를 믿고 먹는다'며 긍정적인 리뷰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료만 따져봐도 국산 김치 재료가 2배 이상 비싸다. 이마트몰에서는 '업소용 수입 중국산 고운 고춧가루'(1kg)가 1만4600원인데 비해 국내산 고춧가루(1kg)의 경우 3만2200원에 팔리고 있다.
완제품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몰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포기김치의 경우 10kg에 2만9900원인 반면,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한 국내산 배추김치(10kg)는 14만2900원에도 팔리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제 영상은 수출용 배추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정부는 문제가 된 배추절임 방식을 2019년부터 중국 법령으로 전면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당분간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올해 김치 수입량이 줄어들 지도 관심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5243만달러(28만1186t)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4% 증가한 수치다. 수입 김치의 99%는 중국산이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451만달러(3만9748t)에 그쳐 791만5000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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