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ESG 투자
사회적책임펀드 설정액 1조6천억
올해 들어서만 3000억 넘게 유입
수익률, 코스피·일반펀드보다 좋아
부족한 정보·지표 등은 보완해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가 코스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몰리며 수익률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까지 ESG 관련 정보나 지표, 지수가 부족한 만큼 사회적 컨센서스를 확립하고 상품 개발부터 투자까지 ESG 철학을 담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ESG를 포함하는 사회적책임투자(SRI)펀드에 3196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4646억원, 1개월 기준으로는 787억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1조1860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SRI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조6679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 약 3184억원에서 1년 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총 48개 펀드로 구성됐고 1개월 기준 설정액은 1180억원 늘었다. 3개월 기준 1180억원, 6개월 기준 9156억원이다. 연초 이후로는 5146억원이다.
ESG 투자는 기업에 대한 평가 및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성, 수익성 등 투자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기업이 수익만 내는 것을 중시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 못지않게 오너리스크나 환경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도 면밀히 따진다"고 말했다.
국내 ESG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평균 6.3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64%)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5.08%)보다 높았다. KB스타ESG사회책임투자 펀드(10.12%), 우리지속가능ESG 펀드(9.49%), 삼성코덱스200 ESG 펀드(9.38%) 등은 10%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SRI 펀드도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37.74%로 집계됐다. 2년 기준으로는 33.05%, 3년 기준으로는 24.09%였다. 올해 이후로는 4.10%, 1개월 기준으로는 -2.84%, 3개월 기준으로는 8.12%다. 글로벌 ESG 지수인 'MSCI 세계 ESG Leaders' 지수의 10년 평균 수익률도 9.9%로 MSCI 세계지수를 0.5%포인트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SG 펀드, 일반 주식형 펀드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출시된 ESG 펀드는 MSCI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거나 자체적인 평가 시스템을 통해 비교지수가 아예 없는 상품도 있다. 과거 설정된 액티브 펀드는 대부분 '코스피 100%'를 비교지수로 삼아 포트폴리오에서 ESG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SG라는 것 자체가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기업의 올바른 경영과 관련이 있는 만큼 아직 명확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장기적으로는 ESG 경영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늘어나는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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