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관광 대표지역 경남 통영
미륵산 편백나무숲 자락 나폴리농원
톱밥 깔린 산책로에 피톤치드 가득
양말·신발 벗어던지고 '힐링 걷기'
에어샤워·족욕 등 체험프로그램도
10주년 새단장한 남해바래길은
15㎞ 달하는 고사리밭길 붉은 장관
나폴리농원 탐방로를 따라 가면 편백 톱밥이 깔린 숲속 산책로와 마주한다 .
나폴리농원 탐방로를 따라 가면 편백 톱밥이 깔린 숲속 산책로와 마주한다 .
【파이낸셜뉴스 통영(경남)=조용철 기자】 경남 웰니스관광 클러스터는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남해군,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 등 8개 시군으로 구성돼 있다. 경남관광재단은 8개 시군과 함께 쉼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자연 친화형 관광상품을 제공하고 지역간 관광 매력을 연계해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청·함양·합천·거창 지역은 '한방 항노화 웰니스관광'으로, 통영·거제·고성·남해는 '해양 웰니스관광'을 포인트로 한다.
공기를 채운 텐트에서 즐기는 나폴리농원 에어샤워
■통영 나폴리농원, 맨발로 걸으며 나를 찾다
이 중 한 곳을 둘러보기 위해 통영으로 향했다.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이 내려다보이는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 편백나무 숲 자락에 도착해보니 나폴리농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키위밭이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길덕한 대표가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편백나무를 심은 것이 이 농원의 시발점이 됐다. 지난 2004년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현재는 편백의 재배·생산·가공부터 체험과 교육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프로그램은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나폴리농원 입장객은 모두 입구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어야 한다. 맨발로 걷기 위해서다. 체험 코스는 팬백 효능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야외로 나가 좁은 회랑 같은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편백 톱밥이 깔린 숲속 산책로와 마주한다. 톱밥이 깔린 모든 구간에 피톤치드액을 자동으로 뿌려주는 파이프라인을 설치해 바닥을 촉촉한 상태로 유지한다. 나폴리농원 직원들이 매일 새벽 4시 모든 코스를 직접 돌아다니며 탐방로를 점검해 숲속으로 난 길에는 낙엽 하나 없다. 어린아이들도 이물질에 찔릴 걱정없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탐방로는 쾌적하고 상쾌한 공기로 가득하다. 편백나무와 함께 자라는 식나무와 차나무가 음이온을 흠뻑 방출한다. 천천히 호흡을 깊게 마시고 천천히 뱉어주며 걸어본다. 탐방로 주변에 계단식으로 식재한 편백나무 수령은 대략 13~25년가량이다. 스트레스 해소, 면역 증진 등 호흡기 질환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는 피톤치드를 왕성하게 뿜어낸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뿜어내는 화합물의 총칭으로 살균작용이 뛰어나고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나폴리농원은 체험 코스 여기저기에 즐길거리를 구비해 놓아 심심할 틈이 없다. 공기를 채운 텐트에 들어가서 즐기는 에어샤워, 돋보기를 이용해 이끼를 관찰하는 루뻬 체험, 신비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는 피라미드 기체험, 풍욕을 즐기는 잔디밭 침대 등을 갖췄다.
이어서 실내로 다시 들어와 편백 정유를 떨어뜨린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는 것으로 1시간30분간의 체험여행이 마무리된다. 아토피와 비염 등 각종 피부질환이 있다면 피톤치드 화장품, 비누, 세제, 샴푸 이외에 편백 목재와 묘목을 직접 현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남해 바래길 4코스 고사리밭길
뮤지엄 남해 사진=조용철 기자
■남해바래길 걷다보면 코로나블루도 안녕
나폴리농원에서 원기를 회복한 뒤 경남 남해에 있는 남해바래길로 향했다. 500년 전부터 '꽃밭(花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남해바래길은 이처럼 남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을 두 발로 걸어서 완벽하게 만날 수 있는 걷기여행길이다.
개통 10주년을 맞아 2020년 새롭게 리모델링된 '남해바래길2.0'은 남해군 10개 읍면을 모두 경유하는 총 231㎞로 본선 16개 코스와 지선 3개 코스로 구성됐다. 본선 16개 코스는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로 그 중 11개 코스가 남해안 전체를 잇는 '남파랑길' 90개 코스 중 36~46코스와 노선이 중복된다. 지선 코스는 코스별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단거리 순환형 걷기여행길로 자가용으로 이용하기 편하다.
'바래'는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다. 남해바래길 본선 4코스 고사리밭길은 총 거리 15㎞로 약 6시간30분 내외 정도 걸린다. 창선면 행정복지센터를 출발해 동대만휴게소를 거쳐 동대만 둑을 지난다. 이후 걷는 길은 우리나라 고사리 최대 산지인 창선면 가인리 일대의 구릉지대가 만들어내는 매우 이국적인 정취의 고사리밭 작업로다. 끝없이 펼쳐지는 낯선 경관에 걸음걸이가 자꾸 느려지는 길이다.
현재 이 길은 예약제로 시범운영되고 있어 오는 4월 30일까지는 1일 최대 40명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시범운영을 거쳐 5~6월엔 1일 최대 120명까지 신청 가능하며 사전예약 120명이 넘을 경우 현장접수가 불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가인마을부터 코스 종착점인 적량마을까지 약 5㎞ 구간은 개별 탐방이 가능하지만 고사리를 무단 채취할 경우 퇴로 조치하니 주의하자.
남해군 창선면에 있는 '뮤지엄 남해'에선 멋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년 365일 즐길 수 있는 캠핑장과 여름에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도 있다. 옛 동창선초등학교가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했다. 전시 관람 뿐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과 다양한 체험 활동도 가능하다.
지난 2월 5일 문을 연 뮤지엄남해는 1층에 유료 전시공간과 다목적 공간(카페), 2층에 작가 창작실, 미술 도서관 등을 갖췄다. 야외에는 캠핑장과 어린이 물놀이시설이 운영된다. 캠핑장은 사전 예약이 필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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