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연료 부각에도 수요 감소
전기차·수소시대 급변에 맥못춰
이달 기준 전국 1937곳만 남아
충전소당 판매량도 빠르게 줄어
"관리자 상주 안전상 문제 없다"
국내 LPG 수요 감소에 따라 매년 60여개의 LPG 차량충전소가 문을 닫거나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하고 있다.
LPG는 휘발유, 경유 등을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부각됐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한 전기차, 수소 시대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난에 직면한 LPG 차량충전소 점주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재 불법으로 규정된 LPG 셀프 충전을 요구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와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LPG 차량충전소 총 581개가 휴업하거나 폐업했다. 2010년 28개에 불과하던 휴폐업 숫자는 2013년 66개로 급격히 불어난 뒤 2019년 70곳으로 정점에 달했다. 이달 5일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LPG 차량충전소는 총 1937곳이다.
휴폐업이 꾸준히 발생하는 배경에는 LPG 차량 대수 감소가 있다. LPG 차량은 지난 2010년 245만5696대로 최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최근 10년 이래 최소치인 199만5740대까지 떨어졌다.
덩달아 충전소당 판매량도 주저앉았다. 작년 충전소당 판매량은 1560t으로, 2010년(2440t)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다. 2016년(1810t) 보다 14% 감소했다. 예상보다 에너지 전환 속도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도입 초기 LPG는 휘발유, 경유 등의 대체 연료로 주목을 받았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전기·수소차 등 탈탄소 연료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에서 LPG 차량 대수의 증가를 바라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LPG 셀프충전'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휘발유, 경유 주유소는 경영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셀프 충전소로 전환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행 액화석유가스법에 따르면 LPG 셀프충전은 불법이다. 산업 구조적으로 매출 감소와 관리비 상승 탓에 경영난에 직면한 LPG 차량충전소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셀프 충전소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LPG 차량 보급이 활성화된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LPG 셀프충전을 허용하고 있다.
LPG 충전을 셀프로 전환하더라도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비상시 대응도 문제 없다 게 이들의 논리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LPG 셀프충전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해 논의에 불을 당겼고,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도 동일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본회의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LPG산업협회 관계자는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어 점주분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방법으로 매출을 올릴 방법이 없다 보니 관리비 절감 차원에서 (LPG 셀프충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