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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를 위한 '멘토' 최경주의 팁, "웨지샷 정확도 높여라"

임성재, 8일 개막 마스터스 출전
작년 공동 2위 넘어 우승 넘본다
최경주, 12차례 출전 노하우 전수
'디펜딩챔프' 존슨,대회 2연패 도전   

임성재를 위한 '멘토' 최경주의 팁, "웨지샷 정확도 높여라"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리는 제85회 마스터스 골프대회의 연습 라운드 16번홀에서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마스터스 골프대회는 7일 개막한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100m 이내 웨지샷 정확도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탱크' 최경주(51·SK텔레콤)가 '후배' 임성재(23·CJ대한통운)에게 건넨 마스터스 우승 방정식이다. 임성재는 오는 8일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75야드)에서 열리는 '4월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른다. 이 대회는 매년 4월 둘째주에 열리지만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11월에 열렸다.

임성재는 대회 첫 출전이었던 작년 대회서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고 성적인 공동 2위에 입상했다. 그 전까지 최고 성적은 2004년 대회서 최경주가 거둔 3위였다. 최경주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2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총 19차례 출전한 일본의 점보 오자키에 이어 아시아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많다.

그런 만큼 오거스타GC를 누구보다도 속속들이 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고스란이 후배들에게 전수되고 있다. 작년 대회 임성재의 공동 2위도 최경주의 조언이 한 몫했다. 임성재는 작년 대회 3라운드를 마친 뒤 "최경주 프로께서 오거스타가 스트레이트성 페이드(목표 지점까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를 치는 선수와 잘 맞는다고 얘기해주셔서 페이드성 구질로 티샷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최경주가 이번에는 너무 딱딱고 빨라서 '유리알'로 불리는 오거스타의 그린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100m 이내 웨지샷 정확도를 높이라고 주문한 것. 챔피언스투어와 PGA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최경주는 수시로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오는 7월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남자 골프팀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임성재는 이변이 없는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주는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2014년을 끝으로 오거스타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지만 매년 4월이 되면 그 곳이 그리워진다. 내가 마스터스서 이루지 못했던 그린 재킷의 꿈을 후배들이 이룰 수 있도록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다"면서 "많은 후배들이 잘 성장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임)성재는 가장 오거스타와 어울리는 스윙을 한다.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월에 있었던 혼다클래식 때 임성재에게 해주었던 조언을 소개했다. 최경주는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진입하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100m 이내 웨지 샷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한 마디로 웨지샷 거리를 1m 이내로 컨트롤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조언했다. 그것에 중점을 둔 훈련을 하고 있다니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지난주 마스터스 예비고사로 치러진 발레로 텍사스오픈은 건너 뛰고 이번 대회 준비에 전념했다. '멘토' 최경주의 조언대로 웨지샷 연습에 비중을 둔 결과, 현재 자신감이 90%까지 올라온 상태다. 그는 약점을 강점을 만드는 방법은 연습 뿐이라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웨지샷 능력을 기르기 위해 더 많은 땀을 쏟겠다는 각오를 내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임성재를 비롯해 총 88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 선수는 임성재와 김시우(26·CJ대한통운) 2명이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11월 마스터스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존슨의 우승 배당률을 9/1로 가장 높게 책정했다. 조던 스피스와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나란히 11/1,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람이 12/1로 그 뒤를 이었다.

임성재는 윌리엄힐과 래드브룩스에서 15∼16위 정도의 우승 배당률을 기록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토머스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했다. 그 다음은 디섐보, 스피스, 존슨 순이다. 작년 공동 2위인 임성재는 9번째로 높은 우승 후보에 올렸다.

2019년 대회 우승자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 2월 차량 전복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불참한다. 3월에 무릎 수술을 받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는 대회장에 도착해 연습 라운드를 가지며 출전 의지를 내보였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마스터스 기간과 겹쳐 이번 대회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던 존 람(스페인)도 5일 득남해 출전에는 문제가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으로 열렸으나 올해 대회는 일부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열린다. 악명 높은 '아멘 코너(11∼13번홀)'의 난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변수다. 8, 9일밤 10시부터, 10일과 11일에는 밤 10시 30분부터 골프 전문 케이블 위성 채널인 SBS골프가 대회를 생중계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