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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로 자동차 부품업체 절반이 감산"

자동차산업연합회 조사 결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도 절반 가량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하반기까지는 반도체 수급차질의 영향으로 부품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1~3차 협력사 53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감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급차질 영향을 받은 업체의 36%는 부품 생산이 50%까지 줄었으며, 64%는 20% 이내로 생산량이 줄었다.

국내 완성차도 반도체 부족 사태로 현대차와 한국GM 등이 감산을 결정했다. 이로 인한 생산 축소는 부품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실제 부품 생산이 줄면서 조사 업체의 약 40% 이상이 올해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기업 중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8%,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기업도 47.8%에 달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로 49.1%가 최근 운영자금 애로가 심화되고 있으며, 32.7%는 운영자금 부족 원인으로 완성차 생산물량 축소를 지적했다.

상반기 내에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 1개월 이내 추가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단 의견도 8%나 됐다.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은 은행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대출한도 부족(25.8%), 고금리(19.7%), 까다로운 금융조건(19.7%), 신용대출 곤란(12.1%)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부분의 부품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의 영향이 올해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연말까지 수급차질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이 72%였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응답도 16%에 달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면서 부품업체 72%는 같은 사양의 국내 업체 반도체 제품으로 교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부품사들은 대출한도 확대 및 추가 대출 제재 완화, 대출금리 인하, 대출 절차 간소화, 대출금 조기상환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금융지원 확대와 반도체 물량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정 회장은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애로를 타개해가면서도 유동성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대해선 정부와 금융권의 선제적 특단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