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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도, 유통도 ‘쓱' 이기는 한해로… 용진이형의 승부수 [판을 바꾸는 신세계]

SSG랜더스 구단주 정용진
SNS 전면 나서며 이슈몰이
쿠팡發 이커머스 전쟁에선
네이버와 연합으로 허 찌르고
5조 이베이 인수전에도 참전

야구도, 유통도 ‘쓱' 이기는 한해로… 용진이형의 승부수 [판을 바꾸는 신세계]
신세계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인수, 'SSG 랜더스'를 창단하고,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랜더스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가운데)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야구도, 유통도 ‘쓱' 이기는 한해로… 용진이형의 승부수 [판을 바꾸는 신세계]
뉴시스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보여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다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야구단 창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W컨셉 인수 등 정 부회장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는데 최근 그의 행보 역시 '대담하다'는 한 마디로 정리된다.

쿠팡의 미국증시 상장으로 불붙은 이커머스 재편 경쟁에서 네이버와의 연합으로 허를 찔렀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승기 잡기에 나섰다. SSG 랜더스 창단으로 '야구 마케팅'도 본격화됐다.

■뜨는 '용진이형', 불붙은 야구 마케팅

SSG 랜더스 창단을 앞두고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한 정 부회장은 야구와 결합한 유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야구 열정을 유통과 연결하겠다. 게임에서는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 마케팅의 중심에는 SSG 랜더스가 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SSG닷컴,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전면에 '랜더스 마케팅'이 시작됐다. SSG닷컴은 지난 1~4일 '랜더스 데이'에 이어 오는 11일까지 '랜더스 위크'를 진행하고 있다. 2주 연속 열리는 랜더스 마케팅 광고 모델로는 SSG 랜더스의 간판선수인 추신수를 앞세웠다.

구단주인 정 부회장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직접 전면에 나서 다양한 이슈몰이를 전개하고 있다. 구단 인수 직후 클럽하우스에서 정 부회장은 "NC 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를 '택진이 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러웠다. '용진이 형'으로 불러달라"며 야구팬들과의 친밀도를 높였고, 지난달 말 다시 클럽하우스를 찾아 스타필드와 야구의 연계, 스타벅스와 굿즈 활용 등 다양한 계획을 쏟아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용진이형 상'을 만들어 지난 4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홈런을 친 최주환 선수에게 선물하는가 하면, 그와 꼭 닮은 마스코트도 경기장에 등장했다. '제이릴라'(사진)로 알려진 이 마스코트로 신세계는 캐릭터 사업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걔네는(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도발한 이후 롯데와의 마케팅 경쟁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롯데 측도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며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개막전을 앞두고 롯데온과 롯데마트에서 '자이언트 크기/용량의 상품'을 내놓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e커머스 '승부수' 던졌다

대혈투가 펼쳐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도 던졌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해를 넘기면 판을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 인수다.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에서 패션은 온라인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카테고리 로 꼽힌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10월 설립된 회원이 500만명에 육박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여성 패션 편집숍부문에서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1위'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명품이나 뷰티 등 관련 카테고리로도 외연을 확장해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쳐 W컨셉을 공식 편입할 예정이다. 인수 이후 플랫폼을 별로로 운영하면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물류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입점 브랜드들의 스타필드나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5조원에 달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로 볼 때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미국과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7%, 56%다. 여러 승부수가 먹힌다면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뒤흔들 수 있다. 현재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이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온 5%, SSG닷컴 4% 등이다.

지난 1월에는 네이버와 2500억원대 지분을 교환하며 연합을 맺고 '반(反)쿠팡 전선' 깃발을 들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신세계-네이버-이베이라는 거대 동맹군 형성도 가능해진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이용고객은 신세계그룹 2000만명, 네이버 5400만명에 이른다. 또 45만명에 달하는 판매자 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을 확보해 시장 우위를 노려볼 수 있게 된 셈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