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강남 제친 분당, 1년새 집값 가장 많이 올랐다

3.3㎡당 평균매매가 1002만원↑
917만원 강남보다 상승폭 더 커
IT 고소득자 유입 늘며 집값 견인

경기 분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일년간 서울 강남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분당에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하면서 고소득 개발자들의 유입이 증가한 게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7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전국 시·구별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분당구'였다. 지난해 3월 분당구의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은 3438만원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4440만원으로 1년만에 1002만원 상승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0만원대가 올랐다. 전통적 부동산 강세지역인 강남구가 같은 기간 6643만원에서 7560만원으로 917만원 오른 것보다 상승폭이 높다.

이 같은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푸른마을(쌍용)' 전용면적 131.4㎡는 지난해 3월 12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3월에는 18억원에 거래돼 1년간 5억5000만원이 오르며 44%의 상승률을 보였다. 분당구 상평동에 위치한 '봇들마을3단지(주공)' 전용면적 59.85㎡도 같은 기간 4억5000만원이나 오르며 5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분당의 IT기업들이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해 몸값을 올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수 년간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너스를 받는 사이닝 보너스가 자리잡았고, 경제력이 높아진 직원들이 늘어나며 직장과 가까운 분당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다는 것이다.

실제 분당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413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았다.


분당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지난 1년간 전국 시·구별 3.3㎡당 평균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786만원)였고, 분당구가 730만원 올라 2위를 차지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분당에 고소득층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며 "통상, 고소득 직장인들이 모이면 교통과 교육, 문화, 편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지게 되고 결국 우수한 생활인프라에 주택수요가 풍부해져 아파트가격도 우상향하는 만큼, 도시에 양질의 직장이 얼마나 들어서냐에 따라 도시 경쟁력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