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지희/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배우 진지희 SBS '펜트하우스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배우 진지희 SBS '펜트하우스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행어 ‘빵꾸통꾸 해리’로 기억되는 아역 출신 배우 진지희는 브라운관 속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깨방정 발랄 캐릭터'라기보다 차분하고 내성적인 타입에 가까웠다. 자신 역시 "성격유형검사에서 외향성이 강한 내성적인 사람으로 나왔다"며 "나보다 남을 좀 더 배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 극중 진지희가 연기한 제니는 시즌1에선 철부지 외동딸의 이미지가 컸으나 시즌2에선 금수저로 위장한 흙수저 부모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속 깊은 딸의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살인 누명을 쓴 이웃 오윤희의 딸이자 동급생 로나에게 연민을 갖고 남몰래 도와주다가 왕따를 당하면서 시청자의 눈물샘도 자극했다.
진지희는 최근 ‘펜트하우스2’ 종영 이후 화상으로 만나 “시즌2의 (왕따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원형 탈모 고백신”을 특별 언급했다. 제니는 로나를 도와줬다는 이유로 강남 부자들이 모여사는 헤라팰리스 입주민이자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덕분에 다양한 감정연기를 소화해야했던 진지희는 “제니의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원형 탈모 고백신에 이르렀다”며 시즌2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로나를 괴롭히다가 용기를 내 (학교폭력 사실을) 고백했는데, 촬영하는 하루 종일 울었다. 고백신을 찍는 그 순간, 헤라 키즈들에게 당한 학폭 고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제니 엄마 역할의) 신은경 선배의 눈빛 연기에 더 감정이 북받쳤고, 나도 울고 많은 시청자들이 울었다고 한 그 장면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극중 반 친구들의 강요로 산처럼 쌓인 음식을 먹어야 했던 “먹방신을 찍을 땐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시즌2의 마지막, 오윤희가 술에 취한 상태로 민설아를 죽였다고 자백하면서 (거주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을 숨기기 위해) 사체유기에 가담했던 제니의 엄마도 형을 언도받는다. 제니는 이에 다시 로나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진지희는 두 친구의 관계 변화를 묻자 “시즌3 대본을 아직 받지 않아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모른다”면서 “개인적으론 제니와 로나가 다시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제니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외동딸인데, 그 사랑을 자신의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아빠가 (수감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아빠에게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지 않길 바라며, 엄마가 빨리 출소하면 좋겠다"고 했다.
아역 출신 연기자는 성인 배우로 발돋움해야 하는 숙제를 안기 마련이다. 진지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펜트하우스'는 진지희가 아역 이미지를 벗는데 큰 계기가 됐다. 진지희는 “펜트하우스를 통해 배우 진지희가 다양한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며 “내게 고마운 작품이고 잊지 못할 작품이다. 배우로서 도전하게 만든 작품이다”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시즌1, 2를 통해 연기적으로 많이 성숙했고, 저 역시 많이 컸다. '펜트하우스'가 끝나면 정말 서운할 것 같다. 차기작에선 전문직 여성 역할을 해보고 싶다.”
‘펜트하우스’의 유제니와 평소 진지희은 얼마나 닮았을까? 그는 “비슷한 부분이 많진 않다”고 답했다. “저도 밝지만 그렇게 까르르 밝은 편은 아니다. 제니는 이기적이면서도 자기 감정에 솔직한데, 나는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편이다. 남을 배려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할 때도 있다. 단순하면서도 진지하고, 말 뱉어놓고, 집에 가서 많이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
연기자 답게 감수성은 풍부한 편이다. 그는 “잘 울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하지만 제니처럼 그렇게 제 감정을 모두 표출하진 않는다”고 비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