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10년 미룬 도장 찍어달라" 대치은마·잠실주공 들썩 [현장르포]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
오세훈 "규제완화" 언급한 곳
정비계획 통과 기대감 커져
집값 지난달부터 신고가 행진

"10년 미룬 도장 찍어달라" 대치은마·잠실주공 들썩 [현장르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따른 영향으로 재건축 추진 아파트단지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외벽에 '위대한 시작'이라고 적힌 조합원 총회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35층으로 맞추래서 맞췄고, 용적률도 맞추래서 299%로 맞췄다. 서울시와 함께 국제공모까지 거쳐 설계안을 정했는데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어요. 새 시장이 첫날부터 일한다고 했으니까 바로 (정비계획 통과) 도장을 찍어주길 기대합니다."(잠실주공5단지 정복문 재건축 추진위원장)

재개발·재건축 규제의 전면 완화를 4·17 보궐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돌아오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가 집값 상승을 우려해 인허가를 보류했던 곳들이 신속하게 사업시행 인허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오 시장 당선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들었던 35층 층고제한 규제를 최우선으로 폐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치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0년째 안 찍은 도장 이제 찍어라"

8일 둘러본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사실상 서울시가 정비계획 다 만들어 놓고 집값 때문에 도장 안 찍어줬는데 오늘이라도 당장 도계위를 열어서 추진하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잠실5단지를 포함해 대치 은마, 대치 미도, 여의도 시범 등 오 시장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직접 규제완화를 거론한 단지들은 환영 일색이다. 정복문 위원장은 "첫날부터 일하는 날이라고 했던 오 시장이 잠실5단지 도계위 수권소위만 열어주면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비계획이 통과돼야 조합 설립 등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은마아파트도 같은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이정돈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전임 시장 재임 시절에 아주 꼼꼼한 협의를 통해 다 따져서 나온 계획"이라며 "임대도 당초 6000가구 중 200가구가 들어가는 걸 800가구까지 늘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다 따져보고 이상이 없는 데도 집값이 오른다고 갖고만 있던 계획안이니 바로 통과시킬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는 2017년 12월 기존 49층 정비계획안을 35층으로 수정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보류 결정을 받은 이후 재심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이 나와야 정비계획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여의도와 압구정 일대도 환영 일색이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는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야 정비계획에 들어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50년 된 시범아파트는 아주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구단위 계획을 8~9월까지는 끝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 시장 온다' 신고가 랠리

보궐선거 과정에서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면서 강남 재건축 집값은 탄력을 받고 있다.

잠실5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매입 즉시 입주해야 하는 조건에도 최근 신고가를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1년 전 18억원대 중반대에 거래되던 잠실5단지 전용 112㎡는 올 들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20억원대에 손바뀜됐다. 한달 전에는 24억33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잠실5단지 A공인은 "5월까지 팔아야 하는 전세 매물들까지 다 들어가고 있다. 오름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난주에 24억4000만원에 거래가 됐고 나오는 매물들도 25억원 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76.79㎡는 지난달 2일 신고가인 2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신고가 경신이 시작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