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출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2년 연속(2019~2020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중국 불매운동 여파로 이자보상배율이 2018년 2.55에서 2019년 0.87까지 떨어졌다가 코로나19 충격까지 더해 지난해 0.71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2년째 영업이익만으로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과 영화관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가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백화점,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의 이자지급 능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신세계의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 3.44에서 2020년 0.70으로 하락했다.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1% 급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가 줄어든 결과다.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도 이자보상배율이 3.72에서 0.78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이자비용 상환 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으로 3년 이상 지속되면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및 조선산업 시황 저하 등의 영향으로 현대제철의 실적도 악화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이에 회사의 이자보상배율도 2019년 1.02에서 2020년 0.22로 뚝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 0.29, 2020년 0.21로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했다. 이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 부진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의 이자지급능력 역시 전년 대비 현저히 악화했다. 두산중공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13(2019년)→0.34(2020년)로, 두산은 2.05→0.5로 하락했다.
한편 반도체, IT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이자보상배율은 40.46에서 61.74로, SK하이닉스는 11.08에서 19.78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삼성SDI 5.62→9.74, 카카오 16.15→24.06로 증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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