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 첫 주민설명회
국토부 제시했던 용적률 450%, 35층서
주민설명회 통해 600%, 49층 보장받아
흑석2구역 “개발속도 빨라 민간계획 없어”
전문가들 “다른 사업지 성공 가늠자 역할”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장이 16일 열린 공공재개발 사업 주민설명회에 앞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을 통해 용적률 600%, 최고 49층 주거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1차 후보지 선정 뒤 예상보다 낮은 용적률과 층수로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서울시·SH공사 등과 꾸준한 협의 끝에 후보지 최초로 구체적 사업추진 방안이 담긴 주민설명회를 열게 된 것이다. 흑석2구역은 후보지들 중에서도 입지가 돋보이고 사업 속도도 빨라, 향후 공공개재발 사업 전체의 성공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16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오후 1시 30분 영석교회에서 흑석2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번째 공공재개발 후보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용적률은 599.9%, 층수는 지하 5층~지상 49층이다. 총 가구 수는 1324가구다. 일반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의 70%수준이 반영된다.
흑석2구역은 1차 후보지 8곳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은 주택 공급수와 훌륭한 입지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 초기부터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당초 예상보다 낮은 추진안을 제시받아서다.
국토교통부는 추진위에 용적률 450%를 적용해 1310가구를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흑석2구역 주민들이 기대했던 용적률 600%보다 15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층수도 기대에 못 미쳤다. 추진위에서는 50층을 원했지만, 정부는 35~40층으로 통보해서다.
이후 서울시와 SH공사는 흑석2구역을 공공재개발 성공 롤모델로 만들기 위한 협의를 지속했고,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SH공사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사업이 주택공급 확대와 주민 설득을 통한 사업 정상화가 목적이라, 서울시와 인센티브를 최대한 많이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며 "흑석2구역은 상위계획상 지구중심에 해당돼 랜드마크로 계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며 당초 요구했던 용적률과 층수, 가구 수를 보장받은 흑석2구역은 향후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후 일정은 △5월 동의서 징구, 용역 발주 △6월 SH-주민대표회의 협약 체결 △12월 촉진계획변경 등이 예정돼 있다.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일부에서 민간 개발로 가자는 논리로 반대를 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다고 용적률과 층고, 분상제 문제를 바로 다 풀어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 기회에 SH공사와 함께하지 않으면 5~7년이 아니라 20년 뒤에도 개발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주민총회를 거쳐 주민대표회의 임원을 선출하고 동의서를 거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설명회가 공공재개발 사업 성공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내 주상복합 용적률이 보통 500%인 만큼, 공공재개발 인센티브가 민간보다 좋다는 게 증명됐다"며 "이후 진행될 사업지들도 흑석2구역과 같이 인센티브 한도를 최고 수준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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