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ESG 정보 공개가 자율에서 의무로 변화하는 추세여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기후변화와 기업의 재무정보를 연계해 고시하는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TCFD)에 해외 금융기관이 참여 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게 발등의 불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일 법무법인 세종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2차 대한상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포럼'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놓고 국내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2차 포럼은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ESG 투자와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연금기금과 환경산업기술원에서 각각 ESG 투자동향과 환경부문 평가계획을 소개하고, 한국거래소와 기업지배구조원은 ESG 공시제도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SK이노베이션과 법무법인 세종이 기업 현장의 ESG경영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례발표를 맡았다.
이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ESG 공시와 연관된 지표들 중 기후변화와 재무정보공시를 연계한 TCFD 권고안에 영국·홍콩·뉴질랜드 등 금융당국을 비롯해 전세계 170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면서 "TCFD가 기업공시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2015년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주도로 창설됐다. 현재 전세계 1900여개 기업과 단체가 가입했고 국내는 환경부, 한국거래소 등 34개사가 가입 중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ESG 규제'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은 한국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강연에 나섰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상무는 유럽연합(EU)이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한 것을 예로 들며 "국내외를 불문하고 ESG 정보공개가 자율공개에서 의무공시로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하고 "국내 상장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은 "ESG 평가를 받는 기업의 피드백이 중요하다"면서 "수동적으로 평가를 받기만 해서는 안되고 기업 스스로 ESG 정보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앞서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ESG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정준혁 교수는 "연기금의 영향력 증대와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인 우려를 고려할 때 ESG는 지속적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ESG 공시나 평가 등 관련 제도들이 정립되는 초기 단계이므로 TCFD 권고안 등 동향을 잘 살피고 국제기준 정립 과정에 우리나라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왕건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위원장은 국민연금의 ESG 평가기준과 위탁운용사 선정시 ESG 관련 요소의 고려 방법 등을 공개했다. 신 위원장은 "앞으로 국내주식과 국내채권에 대한 책임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며 이는 전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곽대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투자지원실장이 탄소중립 등 그린뉴딜 관련 정부정책과 함께 녹색금융 추진계획을 소개했다. 곽 실장은 "녹색분류체계를 확립하고 환경부문 표준 평가산식을 개발·보급해 환경책임투자 확산을 지원하겠다"며 관련 제도의 정착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많은 참여와 조언을 부탁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실제 기업경영 현장에서 진행중인 ESG 경영 사례들이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권영수 SK이노베이션 ESG전략실장은 “당장 평가를 잘 받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사회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ESG전문팀 변호사가 국내기업들과 진행했던 ESG 관련 자문사례와 함께 녹색채권 발행 등 다양한 업무사례와 통계자료를 공유했다. 송 변호사는 “상장기업뿐만 아니라 비상장기업들도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협력사에 대한 ESG 요구도 이미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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