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나와 셰프로 제2인생 박성열 골드피쉬 대표
"퇴사 후 중학시절 꿈꾸던 길로
광저우 곳곳 떠돌며 딤섬 배워
'얌차 문화' 대중화 이끌고파"
골드피쉬 딤섬퀴진은 올해로 문을 연 지 10년 된 중국 광저우식 딤섬 전문점이다. 현지 음식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언제나 손님들로 붐비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딤섬 맛집이다.
골드피쉬는 딤섬의 맛뿐만 아니라 오너 셰프의 독특한 경력으로 유명하다. 박성열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 대기업에서 근무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사표를 던지고 요리의 길로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중학생부터 꿈이 요리사였다. 드라마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의 모습을 보면서 그 열기에 반했다"며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수많은 음식 가운데 딤섬을 선택한 것은 유년시절의 추억 때문이다. 그는 "세살 때 처음 해외로 간 곳이 홍콩이었다. 홍콩에서 5년 반을 살았는데 그때의 추억이 강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학교보다는 현장을 선택했다. 중국 광저우의 3성급 호텔 주방에 들어가 무급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만두를 싸는 법은 호텔에서 일하기 전 새벽에 무작정 찾아간 길거리 식당에서 처음 터득했다. 유명한 레스토랑부터 길거리 식당까지 요리를 배울 수 있다면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박 대표는 "현장에 가서 밑바닥서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숙소에 딤섬을 만들기 위한 기본 도구들을 구비해 저녁 시간에는 주방에서 보고 배운 것을 자기 전까지 연습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박 대표가 명문대 졸업장과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새로운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전정신이다. 그는 "20대 중반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2년여를 중국 현지에서 딤섬 요리를 배우며 실력을 갈고닦은 박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2011년 4월 레스토랑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잠시 식당 문을 닫았다.
박 대표는 "맛이 없다는 고객의 말을 듣고 2주 동안 문을 닫고 음식 맛을 잡기 위해 연구했다"면서 "주재료인 새우와 돼지고기의 전처리 방법부터 반죽까지 다시 일일이 기록해 특성을 잡아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철학이다. 부침이 심한 요식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에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비결도 고집스러운 뚝심 덕분이다. 박 대표는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팠다. 한 분야에서 잘하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노력했다"면서 "지름길을 찾기보다 귀찮더라도 정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피쉬는 단순히 딤섬만 파는 곳이 아니라 중국 광둥성의 얌차 문화를 한국에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딤섬은 차를 마실 때 간단히 먹는 음식을 의미하고, 얌차는 차를 마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에 보통 중국식당은 재스민차를 공짜로 제공하지만 골드피쉬는 얌차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중국차(茶)를 딤섬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얌차 문화의 대중화를 이끌고, 골드피쉬를 글로벌 중식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