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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새롭나? 유통업계 라방 쟁탈전


누가 누가 새롭나? 유통업계 라방 쟁탈전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유명 셰프와 연예인이 직접 출연해 홈플러스의 상품을 판매하는 ‘홈플라이브’를 진행했다. 홈플러스 제공.

라이브커머스가 즉각적인 매출 증대 효과와 고객과의 소통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3조원 규모다. 라이브 커머스는 쌍방향 소통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실시간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첫 손에 꼽는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쇼핑 수단으로 떠오르는 만큼 2023년에는 10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성장 가능성과 즉각적인 매출향상이 눈에 보이자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식품, 패션 기업까지 라이브 방송에 도전하면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는 더 이상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해, 재미와 경험을 강조한 콘텐츠로 라이브 방송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을 앞세운 예능형 콘텐츠에 더해 독특한 콘셉트로 중무장한 라이브커머스가 대두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SBS미디어넷과 협업해 유명 셰프와 연예인이 출연하는 특별 방송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방송은 SBS F!L 채널에서 방송 중인 ‘당신의 일상을 밝히는가 시즌2’ 출연진이 홈플라이브에 직접 나와 홈플러스의 신선 상품으로 직접 요리를 하는 형태로, 연말까지 총 16회를 편성해 고정 접속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첫 방송에는 임성근 셰프와 쇼호스트 이솔, 배우 김승현이 출연해 홈플러스의 신선식품으로 갈비 조림 ‘갈비초’와 ‘갈비탕’, ‘닭 마늘 구이’를 선보였다. ‘한식대첩 시즌3’ 우승자인 임성근 셰프의 요리비법을 전수하고, 즉석에서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생동감 있는 방송이 진행됐다.

쿡방과 먹방을 결합한 방송에 2만6000여 명이 시청했으며, 방송이 진행된 1시간 동안 홈플러스의 신선식품과 조리도구 등이 5000개 이상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에는 토크쇼와 쇼핑을 결합한 ‘토크쇼핑’ 콘셉트의 방송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레시지 미국NOM부대찌개’를 선보이는 방송에 제품의 공동개발자이자 ‘부대찌개 전도사’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울프 슈뢰더를 초청한 것. 이날 방송에서는 ‘대한미국놈’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울프 슈뢰더가 진행자인 ‘홈디(홈플러스DJ)’와 함께 상품 개발 이야기와 울프 슈뢰더의 요리 꿀팁을 공유했다.

볼거리가 다양해지자 홈플라이브의 고정 시청자 수는 7000명 이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홍보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유명 셰프와 셀럽과 함께하는 생생한 푸드쇼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1번가도 지난달부터 자사 라이브 방송인 ‘라이브11’에서 ‘털업’, ‘찐텐 리뷰’, ‘생(生)쑈’ 등 3가지 코너를 선보이며, 모두 연속성을 가진 시리즈물로 기획했다.

개그맨 김해준 등 주목 받는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콘텐츠에 소비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습격하는 매장 털기 방송 ‘털업’은 첫번째로 선보인 배스킨라빈스 편이 역대 최대 시청자 수(25만 명)를 기록했고, 후속으로 선보인 ‘빕스 매장 털업’도 17만 명 넘게 시청하며 순항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자체 방송 채널 ‘빽라이브(100LIVE)’의 방송 횟수를 지난해 월 180회에서 올해는 월 300회까지 늘리기로 하고 요일별 고정 방송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은 음식 전문 라방으로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식품 업계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쇼핑라이브’는 한 달 만에 방송당 평균 시청자 4만명을 돌파했다. 거래액도 크게 늘어 BHC는 90분 간 1억4000만원 상당의 치킨을 팔았고, 오뚜기의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방송 시작 30분만에 매진됐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배민의 주요 이용자인 20, 30대가 라방에 익숙하고, 배민의 감성과 재치에 열광하는 소비자라는 점이 주효했다. 또 라방에서 구매한 상품을 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거래액 상승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는 이미 비대면 소비를 주도하는 플랫폼이 됐다”면서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가 재미와 경험을 선호하는 만큼 앞으로는 단순 할인보다 차별화된 기획력과 콘텐츠로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