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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 식지않는 갈등… "강남 아니면 안돼"

여의도·용산 연장 검토에도
지자체 반발… 정치권도 가세
의견 수용 나선 정부 '고심'

정부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일부 열차를 서울 여의도나 용산까지 연장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김포 등 일부 지자체가 여전히 '강남 연결'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해당 지자체 의견을 수용한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지역의 요구만 반영될 경우 전국적인 지자체 반발로 이어질 수 있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청장들은 오는 20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의를 열고 GTX-D 노선의 서울 관통을 확정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이날 서울 구청장들이 해당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확정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는 GTX-D 노선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에서 각각 출발한 노선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나 서울 강남과 고덕, 경기 하남까지 이어지는 'Y자형'을 희망했다. 그러나 실제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는 김포~부천종합운동장 노선만 포함돼 지역 주민들은 '김부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차선책으로 GTX-D 일부 열차를 서울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부천 주민 불만은 일부 누그러질 조짐이지만, 여전히 강남 관통을 요구하는 지자체 요구는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 강동구와 김포·부천·하남시는 오는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역 앞에서 합동 입장문을 내고 GTX-D 노선의 강동구·하남시 경유 반영을 촉구할 방침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여의도·용산까지 운행되는 GTX-D는 '반쪽짜리 광역급행열차'에 그칠 것"이라며 "2·7호선의 출퇴근시간 혼잡도와 강남으로 이동하는 수요 등을 고려해 기존에 제안됐던 안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GTX-D 노선 재검토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포골드라인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한 직후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4차 국가철도망계획이) 그런 방식으로는 안된다"고 말하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결론을 내린 교통망 계획을 정치적 논리에 따라 바꿀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연구기관 용역을 통해 발표한 계획을 선거 민심에 따라 변경하게 되면 향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시위를 통해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기존 정책결정 시스템에서 갈팡질팡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