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청약 광풍을 몰고 온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에 실패하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대어라고 불렸던 종목들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초단타’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의무확약 비율도 줄면서 수익률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IPO 대어라고 불렸던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등이 장외주식 때보다 대부분 주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이후 주가 힘 못받아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장외 가격이 7만8500원대였다. 상장 후 첫날 따상을 기록해 6만2400원을 찍고 둘째 날 ‘따상상’으로 8만1100원을 찍었지만 현재 주가가 하락해 5만700원대다.
하이브(구 빅히트) 역시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 3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상장 첫날 25만8000원, 둘째 날 20만5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14만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현재 주가는 26만6000원대다.
빅히트는 하이브로 이름을 바꾸고 세계적 아티스트 저스틴 비버 등이 소속된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는 등의 소식에도 아직 장외 시장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첫 IPO 대어이자 기대주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 20만원대 거래됐으나 상장 첫날 16만9000원, 둘째날 16만6500원을 기록한 후 하락했다. 현재는 16만1500원대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따상상’까지도 기대했으나 결국 ‘따상’에 그치고 말했다.
역대 공모주 청약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SKITE는 아예 상장 첫날 따상에 실패하며 시초가 대비 26.43% 하락한 15만4500원을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현재 14만2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IPO 대어들은 첫날 종가보다는 주가가 낮지만 다행히도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소형 IPO 기업들은 줄줄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경우도 대다수다.
■IPO 대어들, 상장 전략 바꿀 듯
이처럼 SK바이오팜의 IPO ‘대박’ 이후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과열됐지만 점점 신규 상장 종목들이 힘을 받지 못하면서 IPO 대어들도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공모주 청약 균등배분 방식 도입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상장 첫날 매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애초에 공모가 자체를 높이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올해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쳐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30개 기업(스펙 제외)의 주가 등락률을 살펴본 결과, 공모에 참여해 받은 주식을 상장 첫날 매도했을 때 수익률이 평균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수단으로 공모 청약이 활용되고 있어 열기는 이어지겠지만 지금과 같은 광풍 분위기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말부터 시행될 중복청약 금지까지 더해 시장 분위기는 많이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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