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포드 파 코스트 피노누아, 끌로 드 로스 씨에테,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임페리얼 그랑 레세르바, 온다 도로(왼쪽부터).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와인업계에서는 양국 정상이 어떤 건배주를 들어올릴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의 건배주는 방문한 국가에 대한 예우와 정상의 개인적 취향, 와인이 가진 스토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다. 정상의 건배주로 선택된 와인은 통상적으로 '정상의 와인'으로 불리며 이후 각종 자리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이용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한미 정상회담때는 '하트포드 파 코스트 피노누아(Hartford Court Far Coast Pinot Noir)'가 사용됐다. 미국 최고의 피노 누아 와인으로 소노마밸리에서 연간 1만병 내외만 생산되는 부띠크 와인이다. 아름다운 루비빛에 블랙베리, 붉은 체리, 모카, 향신료 등의 향을 머금고 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타닌과 산도를 갖춰 밸런스가 훌륭한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가격은 20만원대의 고가 와인이다.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때는 각국 정상들의 와인잔에 '끌로 드 로스 씨에떼(Clos de Los Siete)'가 채워졌다. 플라잉 와인메이커로 유명한 미셸 롤랑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와인 라벨에는 별이 그려져 있는데 미셸 롤랑과 6개 와이너리 등 7명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은 '칠각성'이다. 최고가 모여 만든 최고의 와인으로 '성공'을 의미하는 와인으로 통하며 인기를 끌었다. 가격은 10만원대다.
지난 2019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방한했을때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한 건배 와인은 '임페리얼 그랑 레세르바(Imperial Gran Reserva)'였다. 스페인에서 자국의 국기를 로고로 사용하는 유일한 와이너리 '쿠네(Cune)'에서 만드는 와인으로 펠리페 6세 국왕의 결혼식 와인이어서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용된 2004년 빈티지는 스폐인 와인 역사상 최초로 유명 와인 정론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 중 1위에 선정됐던 와인이다. 가격은 10만원대다.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Max Reserva Cabernet Sauvignon)'이 사용됐다. 칠레의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의 베스트 셀러 와인으로 잘익은 과즙과 보드라운 타닌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에라주리즈는 칠레에서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명가로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90점 이상을 주는 와인이다. 가격은 3만원대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서울정상회의 만찬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온다 도로(Onda Doro) 와인을 들었다. 다나 에스테이트가 미국 나파밸리에서 생산하는 와인으로 '황금 물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파밸리 와인의 특징인 먼지 향과 코코아 향, 바닐라 향이 일품인 와인이다. 100%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드는 와인임에도 부드러운 타닌과 아름다운 산도를 가진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가격은 40만원대에 달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