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 가격 수요급증에 2배 이상↑
1분기 3549억, 전체 매출의 87%
분기사상 최대 실적 견인차 역할
"패널출하 증가… 2분기에도 호조"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실리콘웍스가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수혜자로 떠올랐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 가격이 수요 급증으로 지난해의 두 배 이상 뛰면서 연말까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실리콘웍스의 DDI 매출액은 3549억1900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1753억8500만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DDI가 1·4분기 전체 매출의 87.5%를 책임진 셈이다. 그 뒤를 이어 에이디테크놀로지도 1·4분기에 매출 796억7220만원, 영업익 36억6544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7%·37.8% 증가했다. 제주반도체·어보브반도체도 매출이 각각 474억8286만원, 354억5172만원으로 같은 기간 17%·5.9% 상승했다.
선두 업체인 실리콘웍스는 DDI 판매 급증에 힘입어 1·4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1·4분기 매출액은 4056억2357만원, 영업이익은 592억416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8%, 406.9% 늘었다.
실리콘웍스는 주로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DDI를 설계하는데, DDI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영향으로 TV·IT 디스플레이 패널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DDI의 공급 부족으로 패널 업체들이 생산 차질에 직면하며 주문량이 폭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TV용 DDI 가격이 1년새 0.44달러에서 0.5달러로 약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은 올 연말까지 DDI 공급 부족 현상에 지속될 것으로 보고 2·4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일부 DDI 가격 상승폭을 13%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DDI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디스플레이용 DDI 가격 강세가 연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스마트폰·TV 등 세트업체의 '상고하저' 실적 패턴에 따라 상반기는 후방 업체의 계절적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데도 패널업체들의 출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리콘웍스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은 1·4분기 160만대에서 2·4분기 200만대 이상, 연간으로 800만대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OLED 패널에 들어가는 DDI는 LCD용보다 더 복잡한 설계 탓에 부품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해 마진이 높다.
대형DDI와 중소형DDI의 매출 비중은 65대 35로, TV에 들어가는 DDI 매출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LX홀딩스 계열사로 편입된 실리콘웍스는 향후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엔 삼성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용 DDI를 납품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갤럭시에 실리콘웍스 DDI가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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