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9회 E1 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추천 선수로 출전한 한정원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
[파이낸셜뉴스]'의족골퍼' 한정원(51)이 화려한 외출을 마쳤다.
한정원은 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54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9회 E1 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에 추천 선수로 출전했다. 그는 2013년에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다. 체육 교사 출신인 한정원은 장애 이후 테니스, 조정 등의 종목을 거쳐 현재 골프와 사랑에 빠져 있다.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한정원은 42오버파를 쳐 맨 꼴치에 자리했다. 버디 없이 12번홀(파4)에서 잡은 파가 유일했다. 특히 그린 플레이에서 애를 먹었다. 동반자인 이지현2(25), 오지현(25·KB금융그룹)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 TV중계 화면을 통해 역력해 보였다. 이지현2는 2언더, 오지현은 이븐파를 각각 기록했다.
한정원은 2016년 일본 장애인오픈 골프대회 여자부 2위, 2018년 호주절단장애인선수권 여자부 우승, 같은 해 세계장애인골프선수권 여자 스탠딩 금메달, 2019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필드 골프 개인전 1위 등의 성적을 거뒀다.
한정원은 이날 경기 시작 전 SBS골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아침에 일어나서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들뜬 마음으로 눈을 떴다"며 "막상 대회장에 와서 현실과 맞닥뜨리니 많이 긴장되고 머리가 하얘졌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장애인이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다른 선수분들은 모두 비장애인인 것처럼 골프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격의 없이 할 수 있는 스포츠"라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정원은 이어 "세미 프로 테스트 통과가 1차 목표고 나중에 시니어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패럴림픽에 정식 종목이 되면 태극 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밝혔다. 한정원은 '매 라운드 18홀 기준 파 수에서 16오버파 이상을 기록 시 자동 컷오프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2라운드에는 출전할 수 없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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