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선욱 /사진=빈체로
[파이낸셜뉴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전세계 모든 음악가들이 꿈꾸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 데뷔 무대를 갖는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공연장인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독일 시간으로 오는 5일 오후 7시에 공연이 예정됐다. 협연 프로그램은 김선욱의 장기 레퍼토리 중 하나인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이며 올해 12월 BBC 심포니와의 내한을 앞두고 있는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베를린 필하모닉이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전세계 유료 생중계 예정이며 한국 시간으로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새벽 2시에 시작한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지난 해 11월부터는 유관중 공연 대신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으로 20/21시즌을 이어갔다. 이번 공연은 6월 한 달 동안 이어질 여덟 개의 유관중 공연 중 첫 번째 공연이며 이후로는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침머만, 카운터테너 필립 야루스키, 퍼커셔니스트 마르틴 그루빙어의 공연들이 기다리고 있다.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은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처음 도입부부터 마지막 악장의 최후의 음까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인 구조로 얽혀있으며 약 25분간 쉼없이 몰아친다. 기술적인 난이도 뿐만 아니라 음악의 깊이 또한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악장 구석구석 악기들이 촘촘하게 엮여있다. 작곡가의 노트에서 진은숙은 스카를라티부터 현재까지 피아노 레퍼토리의 모든 주요 시대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하는데 진은숙의 설명처럼 진은숙 음악 특유의 틈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텍스쳐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고전적인 무게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또한 건반악기와 타악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88개의 건반을 가진 피아노만의 강력한 매력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2008년 아르스 노바에서 스테판 애즈버리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빌헴 라추미아의 협연으로 한국 초연됐으며 2017년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우리시대 작곡가 진은숙'에서 김선욱의 협연으로도 소개됐다. 음반으로는 정명훈의 지휘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 김선욱의 협연으로 함께한 '진은숙: 3개의 협주곡'이 있는데, 이 음반은 2015년 '국제클래식음악상(ICMA)' 수상에 더해 한국 오케스트라, 아시아 작곡가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BBC 뮤직 매거진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레코딩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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