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남 거제 드비치GC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문경준(오른쪽)과 이대한이 경기 시작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며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문경준은 이대한에 져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KPGA
【
거제(경남)=정대균 골프전문기자】 문경준(39·NH농협은행)이 탈락했다. 문경준은 3일 경남 거제 드비치GC(파72·7157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 6000만원) 64강전에서 '복병' 이대한(31·케이엠제약)에 3홀차로 패했다. 이번 대회 64강전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주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둔 문경준은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다. 반면 이대한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에 투어에 데뷔했으나 아직 우승이 없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이번 대회 시드도 문경준은 8번, 이대한은 57번이어서 문경준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이대한은 전반에는 1홀차이로 뒤졌으나 후반들어 문경준을 거세게 몰아부쳤다. 10번,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홀차 역전에 성공한 이대한은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2홀 차이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15번홀(파4)에서 문경준이 보기를 범해 3홀차 리드를 지킨 뒤 16번홀(파4)에서 나란히 파를 잡아 대어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대한은 출발 전 가진 사전 방송 인터뷰에서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실력은 비슷하다(웃음). 요즘 나도 상승세이니까 한 번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행자의 '몇 번째 홀에서 매치를 끝내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제 연습 라운드 때 17, 18번홀을 돌지 못했다. 그래서 이왕이면 16번홀에서 경기를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짓말처럼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문경준은 "버디가 하나도 없는 것에서 보듯 오늘 하루 퍼팅이 안됐다. 날씨 때문인지 집중이 안됐다. 반면 (이)대한이는 먼 거리 퍼트도 쏙쏙 들어갔다"면서 "상대가 잘했다. 진짜 착하고 성격 좋은 선수라 이번 대회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대한은 "(문)경준이 형이 '나를 이겼으니 남은 매치에서도 선전하길 응원하겠다'는 덕담을 해주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올해가 이번 대회 두 번째 출전인데 첫 출전에서는 32강전에 멈췄다. 올해는 16강전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삼겠다. 그 다음 목표는 그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했다.
이대한은 첫 출전이었던 2018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예선전 거쳐 이 대회에 출전했다. 이대한은 32강전에서 장타자인 재미동포 마이카 로렌 신(25)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대한은 "드라이버샷이 장기이지만 비거리면에서는 상대보다 덜 간다. 그래서 올들어 좋아진 퍼트로 승부해보겠다. 오늘보다 더 좋은 결과를 해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