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 선박용 후판 하반기 협상
철강업계 "추가인상 불가피하다"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 난색
선박수주 랠리에 원가부담 우려
이달 중 하반기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 협상에 나서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가격 인상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와 조선사는 이달 중 하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조선업계는 반기마다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지난 2016년 이후 4년만에 톤(t)당 10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철강업계가 요구한 t당 15만원 인상과 조선업계가 요구한 7만원 인상 사이에서 합의한 것이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후판 가격의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도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상승과 국내 유통시장 후판 가격 상승분 등을 감안했을 때 조선업계의 상황을 적극 반영한 것이란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이날 기준 t당 209.19달러를 기록중인데, 연초 대비 26.6% 급등했다.
후판 국내 유통 가격은 최근 t당 130만원을 돌파했다. 후판 가격은 올해 초 t당 75만원에서 4월에 2011년 이후 10년만에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업황을 고려해 10여년간 후판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았다"면서 "선박용 후판의 마진이 높지 않은 데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적정 수준의 가격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하반기 후판 가격 추가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선박 수주 랠리에도 불구하고 후판 가격 인상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후판 가격은 선박 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가 늘며 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 원가 부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조선업의 특성상 현재 수주 물량이 1년 후에나 건조되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의 75.2%가 4·4분기에 집중됐고 연초 가이던스 대비 평균 달성률이 67.3%에 불과해 올해 수익성 저하는 예견된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존재해 원가 부담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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