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의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 여부 결정이 임박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 현지에서 예상하고 있는 1년 연장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물량 제한 지속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30일 종료되는 철강 세이프가드 연장 필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조사 결과를 이르면 오는 7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EU 12개 회원국과 철강업계의 요청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시행된 EU의 철강 세이프가드는 일부 철강 품목의 쿼터(수입제한 물량) 내 수입 물량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EU 집행위는 미국이 같은 해 3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수출이 막힌 아시아 철강이 '풍선효과'로 유럽 시장에 몰려들 것을 우려해 26개 철강재 및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를 도입했다.
EU 집행위에 조사를 요청한 12개 회원국은 세이프가드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유럽철강협회(EUROFER)도 EU 집행위에 유럽 산업 보호 차원에서 세이프가드를 연장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면 냉연, 도금, 전기강판 등 품목에서 쿼터를 적용받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이 위축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EU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철강 제품은 2017년 288만톤(t)에서 2018년 319만t으로 늘었지만 쿼터 적용 효과가 나타나면서 2019년에는 268만t, 2020년 262만t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210만t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와 면담하며 양측간 철강 교역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세이프가드를 예정대로 종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세이프가드가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교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 등을 이유로 세이프가드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하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적용 기간을 3년 이후로 연장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세이프가드로 영향을 받은 교역 상대국은 보상 요구나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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