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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객 모십니다" 식품업계, B2B 사업 힘준다

hy·CJ제일제당 브랜드 론칭
"안정 거래선·매출 확보 장점
제품력·기술력 수반은 필수"

식품업계가 기업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기존 소비자와의 거래(B2C) 영역에 치우친 구조를 다각화하고, 정체된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간 거래(B2B)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y(옛 한국야쿠르트)와 CJ제일제당 등이 B2B사업 강화에 나섰다.

식품업계가 B2B 영역에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마진율이다. B2B 판매는 제품 개발 이외에 추가적인 마케팅 활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B2C 만큼 대규모 조직이 필요 없을 뿐더러 판매를 위해 많은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기술 경쟁에 대한 자신감도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업계는 대부분 수십년 이상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반복해왔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폐쇄적 생태계라는 점에서 B2B 거래는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hy가 대표적이다. hy는 국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가 가장 활발한 기업이다. 자사 제품을 만들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생산만으로도 버거웠으나 지난 2014년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소비자 니즈에 맞는 기능성 유산균을 앞세워 지난해 4월 종균 B2B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hy는 첫 해 다이어트, 피부건강 유산균을 중심으로 프로바이오틱스 분말 3000㎏ 판매를 달성했다. 야쿠르트 제품으로 환산하면 5억개 가량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종근당건강, 장수농가, 뉴트리 등 여러 기업이 먼저 거래를 제안했다.

hy는 올해 들어 3700㎏가 넘는 거래에 성공해 지난해 판매량을 이미 돌파했다. 최근에는 B2B 전문 브랜드 'hyLabs'와 전용 웹사이트를 론칭했다. 종균뿐만 아니라 유산균으로 발효한 '발효홍삼'과 '발효녹용' 등 천연물로 거래 대상을 확장키로 했다. 이정열 hy 중앙연구소장은 "50여년에 걸친 연구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입 균중 중심의 국내 시장을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 'B2B 사업 비전 선포식'과 함께 신규 브랜드 '크레잇'을 론칭하며 B2B 사업 본격화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CJ제일제당은 '크레딧' 브랜드로 외식·급식업체, 항공사, 도시락·카페 사업자 등에게 △밥·면 등 원밀(One-meal)형 제품 △수제 고기, 토핑 등 간편식 솔루션 △반조리·조리 가정간편식(HMR), 편의점 공동개발 제품, 샌드위치와 같은 스낵형 원밀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이 주로 B2B로 판매하는 식물성 발효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 후 1년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 특히 전반 6개월 매출(50억원)에 비해 후반 6개월의 매출(150억원)이 ㅅ3배에 이르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일체의 첨가물이나 인위적 공정 없이 식물성 원료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감칠맛 성분으로만 만들어졌다. 글루탐산나트륨(MSG)과 핵산 등의 비중이 높은 글로벌 조미소재 시장에서 차별화된 '클린라벨(Clean Label)'로 인정받으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2B사업의 경우 안정적 거래선과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품력과 기술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시장 내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