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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민 '매치킹' 등극… 7년만에 들어올린 트로피

KPGA 데상트 매치플레이
이태훈에 1홀차 우승… 통산 2승 거둬
"총 7경기 뛰니 막판엔 다리 떨리던데요"

이동민 '매치킹' 등극… 7년만에 들어올린 트로피
6일 경남 거제 드비치GC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제11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매치킹에 오른 이동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마지막 18번홀(파5), 이동민(36)의 세 번째 샷이 홀 50㎝ 지점에 떨어졌다. 17번홀까지 올 스퀘어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결승전은 이동민의 이 클러치샷 한 방으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동민은 가볍게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캐나다 동포 이태훈(31·DB손해보험)을 1홀차로 꺾고 통산 2승째를 거뒀다.

6일 경남 거제 드비치GC(파72·7157야드)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제11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는 이동민을 '매치킹'에 등극시키면서 6라운드 죽음의 레이스를 마쳤다. 2014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이후 7년여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동민은 1억6000만원의 상금과 10년 이상된 대회에 주는 3년간 시드를 보너스로 챙겼다.

조별리그에서 각각 2승1무와 3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이동민과 이태훈은 17번홀(파3)까지 올스퀘어(동점)를 유지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승부가 갈린 것은 18번홀이었다. 이동민이 세 번째샷을 홀 50㎝ 지점에 떨궜다. 반면 이태훈의 세 번째 샷은 핀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이태훈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자 이동민의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나긴 매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동민은 이번 대회에 월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예선(64강 진출전)을 통과해 매치킹에 오른 것은 2016년 이상엽(27) 이후 두 번째다. 이 대회는 2020년 코리안투어 우승자와 2021년 코리안투어 우승자, 2020년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선수 등 32명에게만 시드를 주고 나머지 32명의 출전자는 월요 예선을 거쳐 결정됐다.

앞서 치러진 64강전에서 김동은(24), 32강전에서 강태영(23)을 꺾고 16강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이동민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이성호(34)와 홍순상(40·다누)을 차례로 꺾고 안준형(27)과 나란히 2승 1무를 기록했으나 승점이 높아 B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는 각 조 1위 선수 중 승수와 승점이 가장 높은 선수 2명이 결승전을 치렀다. 이태훈은 3전 전승 C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동민은 "큰 기대 없이 출전을 했는데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한 것이 우승까지 하게 됐다"면서 "64강 진출전까지 합하면 총 7경기를 뛰었다. 결승전 시작 전에는 하체가 떨리기도 했다. 그래도 '기회를 맞이한 만큼 끝까지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결승전 순간을 뒤돌아보았다.

7년 만에 통산 2승에 대해 그는 "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 지인 등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나 또한 오랜만에 승수를 추가해 기분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민은 첫 번째 우승까지 5년, 두 번째 우승까지 7년이 걸렸지만 그동안 한 시즌도 시드를 잃은 적이 없다. 그 비결에 대해 그는 "'버티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투어에서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동민은 결승전에서 컨시드를 자주 주는 장면이 목격됐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태훈 선수가 놓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남은 대회서 더 많은 우승을 해 '제네시스 대상'까지 수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A조 1위 허인회(34·2승1패)와 D조 1위 박은신(31·2승1패)이 맞대결한 3-4위전에서는 허인회가 1홀을 남기고 2홀을 앞서 3위를 차지했다.
16강 각 조 2위 선수 중 상위 2명이 진출하는 5-6위전에서는 김태훈(36·비즈플레이)가 차강호(22)를 2홀 차로 꺾었다. 김태훈의 5위는 이 대회에서 '1번 시드' 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전까지 이 대회 1번 시드 역대 최고 성적은 2012년에 박상현(28·동아제약)이 거둔 8강이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