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비빔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팔도 비빔면이 70%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시장에서 오뚜기, 삼양식품, 농심,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가세하면서 바야흐로 '비빔면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소비자들은 넓어진 선택의 폭, 경쟁에 따른 다양한 프로모션 등으로 환영하는 기색이다. 전보다 힘을 준 광고모델을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익숙한 맛이냐, 새로운 맛이냐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지난 2014년(671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특히 쫄면, 냉면, 메밀소바 등은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가장 친숙한 '비빔면'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식품업계가 비빔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팔도 비빔면은 올해 들어 5월까지 시장점유율 50~6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는 시장점유율은 60%선으로, 올해 들어 새로운 비빔면들이 등장하면서 점유율은 소폭 빠졌다는 분석이다.
팔도 비빔면은 지난 1984년 처음 선보였다. 수십년 동안 1등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길들여 어느덧 비빔면의 표준처럼 돼버렸다. '네넴띤' '팔도BB면' '20% 에디션' '비빔면 8g+' '윈터에디션' '꽃한정판' 등을 선보이며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비빔면의 인기에 2017년에는 팔도 비빔장도 선보였다. '시그니처' '매운맛소스' '버터간장소스' 등 3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2000만개를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진비빔면은 국내 최초로 타마린드소스를 비법소스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타마린드소스의 비중이 3.64%다. 타마린드는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농심은 '배홍동 비빔면'을 출시했다. 올해 2월 말 하절기 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후 첫 달 700만개, 두 달 만에 1400만개가 팔려나갔다. 배홍동은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시킨 비빔장이 특징이다.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놨다. 경쟁사 비빔면 대비 소스의 양을 20% 더 넣어 다른 재료와도 곁들어 먹을 수 있게 한 것이 눈에 띈다.
삼양식품은 '삼양비빔면'을 출시했다. 과거 '갓비빔면' '열무비빔면' 등을 내놨으나 팔도의 아성을 꺾지는 못했다. 올해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의 이름까지 내걸고 비빔면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삼양비빔면은 태양초고추장과 사과, 배, 매실농축액 등을 기본으로 한 양념장에 국내산 아카시아꿀을 넣어 달콤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도 올해 '정백홍 비빔면' 3종을 내놨다. 정·백·홍 라면 출시 7개월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이자 '자연은맛있다' 브랜드의 첫 비빔면이다. 식물성 비빔면인 '정비빔면', 매실간장 비빔면 '백비빔면', 하늘초 물비빔면 '홍비빔면' 등 입맛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면을 끓일 불마저 없앴다. 국내 최초로 '불이 필요없는' 신개념 비빔국수인 '비빔유수면'을 출시했다. 면과 고명이 급속 냉동된 상태로 붙어있어 통째로 채반에 놓고 흐르는 물에 풀어주면 되는 초간편 제품이다. 소고기고추장비빔유수면, 들기름간장비빔유수면 등 2가지로 출시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끓는물에 익힐 필요가 없는 비빔국수는 국내 최초"라며 "조리혁명을 불러일으키며 기존 시장에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고 모델들의 2차전
올해 비빔면 전쟁은 꽃중년 광고 모델들의 2차전으로 불붙었다. 팔도는 배우 정우성을 '팔도비빔면'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으며 이를 통해 '원조 비빔면'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정우성은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를 부르며 비빔면 댄스까지 선보여 팔도비빔면에 힘을 실었다.
농심은 배홍동 비빔면 모델로 국민MC 유재석을 발탁했다. 유재석이 방송에서 여러가지 부캐(부 캐릭터)를 선보이며 호감을 얻고 있는 점에 착안해 유재석에게 '비빔면 장인 배홍동 유씨'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또 '배홍동'은 비빔면 맛집이 있는 동네로 설정해 재미를 더했다.
오뚜기 진비빔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광고 모델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내세웠다. 백 대표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진플렉스 레시피'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진비빔면의 비법소스가 성게알, 참치 대뱃살, 육회 등 기름진 재료와 잘 어울린다는 점을 어필하는 에피소드를 온라인에 소개하기도 했다.
모델에 더해 여름을 맞아 마케팅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팔도는 오는 7월까지 3개월간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5개입 번들 제품 구매시 참여 가능하다. 제품 유통기한 뒷면에 숨겨진 행운번호를 찾은 뒤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다. 100만원 기프트카드, 다이슨 에어랩 등을 준다.
삼양식품은 삼양비빔면 4입 멀티 제품에 꾸미기 스티커를 추가로 동봉해 재미 요소를 더했다.
스티커가 들어있는 제품은 한정으로 운영된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 한정판 굿즈를 출시했다.
하늘색과 빨간색의 대비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배홍동비빔면의 디자인 요소를 활용한 스마트폰 케이스와 그립톡, 에어팟 케이스, 티셔츠, 잠옷, 앞치마, 행주, 피크닉매트 등으로, 바인드(BIND) 주요 매장 및 온라인숍에서 만나볼 수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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