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콜금리가 2%대에서 안정화되면서 그간 금리 인상 이슈로 부진했던 성장주 이익이 가치주 대비 높게 나오고 있다. 특히 내수 중심 성장주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박수현 KB증권 중국전략 수석연구원 (사진)은 14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수 중심 성장주는 현재 미중갈등, 중국 정부의 반독점 제재 등 가시화된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상태"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연구원은 먼저 성장주에 주목할 근거로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가 완화됐단 점 등을 꼽았다. 춘절 이후 유동성 순회수에 나섰던 인민은행이 4, 5월엔 각각 600억위안, 400억위안을 순공급하면서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지표나 물가도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긴축 전환 필요성이 낮아졌다"며 "이에 성장주는 최근 가치주 대비 두 배 이상 순이익 증가율을 보이는 등 선호도가 높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정부가 인프라·설비 투자 등에 나섰다면 올해 하반기부턴 민간 소비 부문의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호재"라며 "성장주 중에서도 특히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전기차 밸류체인(2차전지),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달 중국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철강주인 보산철강을 편출하고 성장주인 가이를 신규 편입하기도 했다. 가이는 마이크로폰, 센서 등 음성솔루션 관련 정밀 부품 생산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로봇 기기 등을 연구·제조하는 기업이다.
KB증권은 또 중국 1위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야오밍바이오와 2차전지 회사 창신신소재를 포트폴리오 내 '톱 픽'(Top Pick) 종목으로 제시했다. 창신신소재는 2차전지용 분리막 제조업체로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차이넥스트'(ChiNext·창업판)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차이넥스트는 성장주·기술주 등이 다수 포함돼 '중국판 나스닥'으로도 불린다.
그는 "전기차 밸류체인과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종목을 가장 많이 담은 차이넥스트 지수의 흐름이 5월 중순부터 매우 견조하다"며 "종목 번호 앞에 3이 붙어 있을 경우엔 외국인이 살 수 없지만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 말 3000선이 붕괴된 이후 3월 9일 2633.45까지 내려갔던 차이넥스트 지수는 5월 중순부터 다시 3000선에 안착해 꾸준한 상승세에 있다.
국내에는 관련해 아리랑 심천 차이넥스트(합성)와 코덱스 심천 차이넥스트(합성) ETF가 상장해 있다.
한편 박 연구원은 오는 3·4분기 시장이 주목할 이벤트로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와 9~10월경 정치국 회의 및 국경절 연휴 등을 꼽았다. 다만 그는 "이미 정부가 반독점, 철강기업 담합 경고 등 칼자루를 빼든 부분이 많아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굉장한 제재 완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며 "대신 하반기는 소비를 메인으로 하여 전반적인 흐름이 상반기보다 양호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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