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등에 실수요자 눈돌려
거래량 늘며 빌라 매매가도 상승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5개월 연속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빌라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이 많아져 거래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연립·다세대(이하 빌라) 거래량은 5156건으로 아파트 4098건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 아파트를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5769건에서 5월 3965건으로 감소세다. 2월부터는 4개월째 4000건을 밑돌고 있다.
빌라와 거래량 차이는 연초보다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하루 평균 거래량 기준으로 1월은 아파트(186.1건)와 빌라(188건)가 비슷한 상황이다. 이후 2월부터는 차이가 벌어지면서 4월에는 빌라 188.4건 아파트 121.1건으로 1.5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5월에도 격차는 1.3배로 집계됐다. 5월 계약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빌라와 아파트 거래량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빌라 매맷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맷값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9월 3억300만원, 12월 3억1946만원 등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1월에는 3억2207만원 △4월 3억2648만원 △5월 3억2802만원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빌라의 아파트 거래량 역전 현상은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월 계약분 집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지난 15일 현재 빌라 거래량(731건)은 아파트(274건)의 약 3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9~10월 두 달간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상회했지만, 반년 가까이 역전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빌라로 선회한 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규제 완화로 빌라를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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