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사진=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파이낸셜뉴스] 가수 이승윤이 신곡 ‘들려주고 싶었던’을 선보인다.
JTBC ‘싱어게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승윤이 22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들려주고 싶었던’을 발매한다. 신곡 ‘들려주고 싶었던’은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청량한 밴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 곡으로, 이승윤 특유의 보컬이 돋보인다.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은 어디서 스며든 건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꾸물대고 꿈틀대는 마음들을 결국 피워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인트로부터 시작되는 스트링이 곡의 또 다른 포인트라고 할 수 있으며, 밴드 알라리깡숑의 멤버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승윤은 신곡 ‘들려주고 싶었던’을 통해 ‘솔로 뮤지션’으로 새 출발을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싱어게인’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이승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관심이 높아진다.
다음은 이승윤과의 일문일답.
-‘싱어게인’ 이후 첫 앨범이다. 소감이 어떤지?
△사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삶은 잠시 휴업 중이었습니다. 유명 맛집을 돌아다니며 비법들을 어깨 너머로 배우다 이제 다시 개점하는 기분입니다. 신장개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뭔가 그런 느낌적인 느낌.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남다르지만 대중가수로서는 굉장히 차분한 상태입니다.
‘싱어게인’ 직후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이제 커버곡 가수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 재등장하겠다고 했지만 커버를 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하게 되었잖아요. 조금 미뤄졌지만 이제는 진짜 싱어송라이터로 재등장하려고 합니다. 이제서야 시작이니까 조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잘하자는 마음입니다.
-신곡에 대해 소개한다면? 특별히 신경 쓴 점이나 킬링 파트가 있는지?
△이번 신곡은 2016년 어설픈 상태로 음원을 냈었다가 작년 말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내렸던 곡 중 하나입니다. 매우 아끼는 곡이지만 그렇기에 새롭게 다시 내고 싶었습니다. 밴드 활동을 하며 2번째 업그레이드,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3번째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항상 머릿속으로는 거대한 곡이 그려지는데 그걸 구현하는 게 참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머릿속에 있는 원곡(?)과 최대한 비스무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참 많은 분들의 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알라리깡숑 멤버들, 스트링 편곡을 도와준 이종한, 녹음을 해주신 융스트링 선생님들, 작업 시 불시에 끌려와 신스를 비롯해 이런 저런 도움을 줬던 최예근, 기타 톤을 메이킹 해준 밴드 허드 기타리스트 이정원, 녹음과 믹스를 곡의 방향성과 꼭 맞게 도와주신 김대성 엔지니어님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 태호도 보컬 녹음 시 놀러 와서 응원해줬습니다.
‘들려주고 싶었던’은 공연용, 떼창용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소요소 들어주시는 분들과 주고받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소규모 공연장에서 부를 때면 항상 관객 분들과 함께 했던 곡입니다.
들려주고 싶었던 곡. 싶은이 아니라 싶었던에 방점이 찍혀 있는 곡입니다. 당최 어디서 스며든 건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꾸물대고 꿈틀대는 마음들을 결국 피워내고 ‘싶었다’는 곡. 결국 들려졌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뒤돌아보면 저의 음악인생 자체에 관한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이승윤 /사진=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이번 신곡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보여지는 음악이 아니라 들리는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편곡을 잘한다, 파격적이다는 수식어가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모습. 나이로는 젊음이라는 단어가 간당간당하기(?) 때문에 조각조각 남아있는 젊음을 있는 힘껏 터뜨려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알라리깡숑으로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 조희원, 지용희, 랑세 우리 각자의 음악인생을 함께 같은 점에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들려주고 싶었던’이라는 곡은 4명의 음악인들이 응축된 점입니다. 이제 이 점에서 4가지 혹은 더 많은 갈래의 음악이 피어날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신곡에 대한 정홍일, 이무진의 반응 또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무진이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직접 방문을 해줬습니다. 아직 미완성 된 버전을 듣고도 좋다고, ‘형이 좋아하는 거 다 넣었네요’라고 해줬습니다.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것만 다 넣었는데도 뛰어난 아티스트가 좋다고 해주니 매우 고마웠습니다.
홍일이 형은 뮤비 촬영장에 커피차와 닭꼬치를 보내주셨고(근데 저는 많이 못 먹고 밴드 멤버들만 많이 먹었어요) 음원을 듣고 대박이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곡 좀 달라고 하셨습니다. 형 저도 이런 곡 몇 개 없어요..
밴드 멤버들은 마지막 믹싱 버전을 듣고 말을 잠시 잃었습니다. 음악을 시작할 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 들려주고 싶었던 음악을 ‘잘’ 들려주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점점 깨달아가며 좌절했던 서로의 긴 시절들이 떠올라 다들 작업 중간중간 자주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 앨범 ‘영웅 수집가’ 이후로 10개월 만이다. 10개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10개월 전의 자신과 달라진 점은? 변화를 실감할 때는 언제인지?
△달라졌습니다. 분명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가짜 악기로 음악을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미디 사운드가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있지만, 저는 리얼 사운드가 더 효과적인 음악에도 미디 사운드를 써야만 했었습니다.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을. 그래서 인생 첫 8인조 스트링 녹음을 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제게는 무척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방구석에서 원하기만 했던 좋은 퀄리티의 음원을 욕심내볼 수 있겠다는 점이 가장 큰 달라진 점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애초에 모두에게 닿는 음악은 없고 제 노래 또한 그렇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 노래가 특히 더 그런 쪽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저 어떤 고민 어떤 마음 어떤 사람 어떤 시기 어떤 상황에 닿는 음악을 하고 싶은 음악인이었고 그 마음은 여전합니다. 다만 그 누군가를 가늠하는 자의 길이가 조금 길어졌다 정도.
-본인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의 비결은?
△댄스 실력, 농담입니다. 의외로 콘셉트가 아니라는 것 아닐까요. 모르긴 몰라도 저를 소위 말하는 콘셉트에 심취한 사람으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함구할지언정 작위적이진 말자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못마땅해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해도 아직 대중가수로서의 완벽한 태도를 장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무튼 의외로 콘셉트에 심취한 것은 아닙니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나 뮤지션, 롤모델이 있다면?
△롤모델은 의식적으로 만들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먼저 선,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 가수가 있다는 걸 떠올리며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참고만 하려고 노력합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음악인은 너무 많이 말했던 이적 형. 그리고 이번에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윤도현 선배님, YB. 그리고 전유동 조희원 숨비 허드 이븐이프 등 너무 많아요.
이승윤 /사진=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로 인해 팬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팬들을 만났을 때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2021 썸데이 씨어터’에서 팬들을 만났을 때 어땠는지?
△저를 포함하여 지금 시점에 처음 화제를 얻거나 처음 매체에 등장한 음악인분들은 거의 유일무이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작점에서부터 팬과 분리된 최초의 공백이 있다는 것. 분명 팬과 음악인이라는 새로운 관계가 생겼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일방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시간과 물리와 유대의 공백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묘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무튼 추상적인 팬분들을 수 개월간 액정 너머로만 접하다가 ‘썸데이 씨어터’에서 실제로 만나 뵈었고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팬분들을 만나면 뭐 당연히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 춤이라도 같이 추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나고 만나고 만나다가 먼 훗날에는 국토대장정을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디테일한 계획은 세우지 않고 큼직한 포부 정도만 세워 놓는 타입입니다. 게다가 저 혼자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아직도 이 시스템 속에서의 내 운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고 싶었던 걸 다 해보도록 하려 합니다. 그런데 뭐 결국은 노래를 만들고 부르지 않을까요.
‘들려주고 싶었던’은 먼 훗날에 있을 국토대장정의 첫 출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머니 체력 비축해 두시고 수분 충분히 섭취하시면서 노래 들어주시면 되겠습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