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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팝펀딩 불완전판매 제재심서 한 단계 경감

투자자 손실배상 결정이 큰몫
투자자들, 제재심 앞서 징계 경감 탄원서 제출

한국투자증권, 팝펀딩 불완전판매 제재심서 한 단계 경감

[파이낸셜뉴스] 팝펀딩 불완전판매 혐의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오른 한국투자증권이 사전통보 때보다 한 단계 낮은 '기관주의'를 받았다.

금감원은 22일 제23차 제재심을 열고 팝펀딩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검사 조치안을 심의한 결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관주의'는 사전통보된 '기관경고'보다 한 단계 낮은 징계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이 팝펀딩 펀드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위반(자본시장법 제46조) △설명확인의무 위반(자본시장법 제47조) △부당권유 금지의무 위반(자본시장법 제49조) △투자광고 절차 위반(자본시장법 제57조)을 저촉해 기관주의로 조치하고 금융위원회에 과태료 부과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직원에 대해서는 감봉 등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팝펀딩은 홈쇼핑과 오픈마켓 등 기업의 재고 상품(동산)을 담보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돈을 빌려주는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다. 팝펀딩 펀드는 대출채권을 양도받아 상품이 판매되면 수익을 받는 구조로 펀드 운용은 자비스자산운용과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이 맡았다.

팝펀딩 펀드들은 당초 지난해 1월 차례대로 만기상환할 예정이었지만 팝펀딩 업체들이 담보물 수량을 조작해 투자유치를 받는 방식으로 펀드 돌려막기를 하면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일부 업체에서 대출 연체가 발생하면서 팝펀딩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 투자원리금 상환을 미루자 관련 상품이 대거 환매 중단됐다. 팝펀딩 관련 대표와 임원들이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회사는 폐업했다. 한국투자증권(478억원) 등 6개 증권사가 판매한 팝펀딩 펀드 투자금은 모두 1437억원에 달한다.

징계 수위가 낮아진 데는 사적 화해 개념으로 손실액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배상하기로 한 결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한국투자증권은 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로 판매책임 문제가 불거진 상품에 대해 다음 달까지 투자자금 전액을 보상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은 "판매책임 소재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기준에 따라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 대비 100% 손실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내린 선제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중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젠투(Gen2)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806계좌, 약 1584억원이다. 이미 전액 또는 부분 보상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추가로 지급할 보상액은 약 80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1·4분기 순이익(3552억원)의 24%에 달하는 액수다.


정 사장은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대명제와 이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영업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고 판단했다"며 "보상액 지급은 소비자보호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다음 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에 한국투자증권의 제재를 경감하거나 철회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전날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관계자들은 금감원 앞에서 한국투자증권증권에 대한 제재 철회와 완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