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냐 가치주냐 논쟁은 이제 불필요하다. 성장주와 가치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구조에 맞춰 새로운 가치투자의 방식을 구현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사진)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성장 기술주로 분리되는 아마존 같은 경우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때문에 가치주로도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크래프트 AI 인핸스트 미국 대형주 넥스트밸류 ETF(NVQ)'는 이같은 변화를 담은 신개념 가치주 펀드다.
가치주에 투자하되 유형자산 뿐 아니라 무형자산의 가치까지 고려해 기업을 평가하고 종목을 선택한다.
무형가치에는 특허권, 브랜드 가치, 내부조직 투자비용 등 섹터별로 함수가 달라진다. AI가 매달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딥러닝을 통해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리밸런싱한다.
성과는 상당하다. 올들어 현재(6월 25일 종가 기준)까지 NVQ의 수익률은 23.34%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가치지수(15.61%)를 훌쩍 뛰어넘는다.
테슬라 주가 흐름을 비교적 정확히 맞춰 '테슬라 족집게'로 불리는 '크래프트 AI 인핸스트 미국 대형주 모멘텀 ETF(AMOM)' 역시 같은 기간 S&P500모멘텀지수(9.76%)를 상회하는 수익률(13.59%)을 거두고 있다.
운용자산(AUM) 규모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NVQ는 64억원, AMOM 389억원이며 나스닥에 상장된 다른 ETF(QRFT·HDIV)까지 포함하면 총 756억원 규모다.
최근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해외 연기금과 국부펀드까지 뛰어든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채권시장은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고 주식시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어 기관 투자자들이 AI에서 희망을 찾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딥러닝 기술을 자산운용과 접목시킨 AI가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더 객관적으로 비중이나 종목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해외 연기금과 국부펀드에서 AI 운용 가능성이 있는지 테스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예상했다.
김 대표는 "현재 AI 자산운용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은 비탄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역사가 짧은데다 관련 기술이 검증되려면 최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크다.
김 대표는 "AI 자산운용 시장이 열릴 때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는게 저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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