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中당국 철퇴에 주가 추락한 中 테크 기업들 "3분기까지 매도세 이어질듯"

관련종목▶

中당국 철퇴에 주가 추락한 中 테크 기업들 "3분기까지 매도세 이어질듯"
【항저우=AP/뉴시스】지난 2016년 6월13일 저장성 항저우의 디디추싱 서비스센터에서 한 직원이 걸어가는 모습. 208.09.04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의 규제강화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해외에 상장됐거나 상장예정인 기업들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가운데 중국 기술주에 대한 매도세가 올해 3·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전 거래일보다 19.6% 추락한 주당 12.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30일 주당 18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3분의 2 토막난 것이다. 공모가인 주당 14달러도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의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이 지난 2일 국가안보 차원에서 디디추싱에 대한 네트워크 보안 조사를 한다고 밝힌 것이 초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CAC는 조사기간 디디추싱의 신규 이용자 모집을 중단시킨다고 밝혔고 이틀 뒤엔 국내 앱스토어 업체들에게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디디추싱 주가는 1일 15% 넘게 올랐다가 조사 소식이 처음 알려진 2일 5.3% 하락했다.

독립기념일 연휴로 뉴욕증권거래소가 하루 휴장한 뒤 이날 사흘 만에 다시 문을 열자 주말 내내 불안에 떨던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과 함께 인터넷 안보 심사 대상으로 지목한 화물차량 공유서비스업체 만방그룹과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 BOSS즈핀도 이날 6.7%, 16.0% 각각 떨어졌다.

중국의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후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바이두와 징둥은 각각 5.0% 하락했고 알리바바는 2.8%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민감한 데이터를 보유한 자국 테크 기업들에게 철퇴를 휘두르면서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3·4분기까지 중국 테크기업들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폴 퐁 페가수스펀드매니지먼트 책임자는 "중국 당국의 규제가 이어지며 중국 테크기업에 대한 매도세가 올해 3·4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미 지난 5월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포함한 기술주 비중을 3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테크기업들의 주가 역시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저스틴 탱 유나이티드퍼스트파트너스 아시아리서치 대표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정책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해 '(중국 테크 주식을) 먼저 팔고 나중에 접근'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시 코테시 GAM인베스트먼트 펀드 매니저 역시 "중국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펀더멘털보다는 단기적인 투심에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시작된 중국 인터넷 대기업에 대한 당국의 견제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을 막고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후 앤트그룹은 상장을 포기하고 중국 국영기업과 함께 신용정보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이 보유한 알리페이 사용자 10억여 명의 금융 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가는 것으로 사실상 알리바바가 당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