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공포영화 스크린 대결
곡성 나홍진 감독 기대작 태국 공포'랑종'
조선 고서의 되살아난 시체 '방법:재차의'
스크린X·4DX 체험공포 내세운 '귀문'부터
웃음 돋는 재밌는 공포 '나만 보이니'까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태국 공포영화 '랑종'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가운데 여름 극장가를 서늘하게 해줄 공포영화가 몰려온다. '곡성'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랑종'을 필두로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쓴 드라마 스핀오프 영화 '방법:재차의', 스크린X와 4DX 버전도 선보이는 김강우의 첫 공포영화 도전작 '귀문' 그리고 청춘들의 소동을 그린 코믹호러 '나만 보이니'까지 신작이 줄줄이 개봉한다.
■'랑종' 다큐형식이라 더 오싹한 태국 샤머니즘의 세계
포문은 '랑종'이 연다. "공포보다 악몽에 가깝다" "후반 45분은 그저 견디는 수밖에 없다" 영화 '랑종'을 둘러싼 반응은 '곡성'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나홍진 감독의 이름값에 걸맞게 범상치 않다. '곡성'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다는 나 감독이 원안을 쓴 뒤 '셔터' '샴'으로 유명한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에게 연출을 제안하면서 '곡성'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공포영화로 완성됐다. 과연 귀신은 존재하는가? 나 감독은 말한다. "귀신은 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의 이 영화는 무당을 뜻하는 랑종 '님'을 카메라에 담는 여정을 통해 관객을 태국 샤머니즘의 세계로 초대한다. 축축한 습기와 구불구불한 나무뿌리로 뒤덮인 산골마을의 숲은 그 자체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 사람들은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와 두려움에서 관객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이는 극중 신내림을 거부한 언니 대신 무당이 된 '님'의 평온한 얼굴이다. 님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오빠 아들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언니의 딸인 밍의 이상증세를 목도한다. 영화는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여성 밍이 이상행동을 간간히 보일 때마다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러다 퇴마의식을 앞두고 카메라에 포착된, 밍의 한밤중 '프릭쇼'에서 공포는 극에 달한다.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오싹한 장면이 이어지는데, 그녀 몸속에 깃든 초자연적인 존재는 배고픈 들짐승 같다가 발정 난 수컷 같고 때로는 원한 서린 혼령 같기도 하고 도무지 정체를 가늠할 수 없다. 확실한 건 그것은 교활하고 야만적이며 인정사정없다.
'곡성' '부산행'의 박재인 안무가가 밍을 연기한 신예 나릴야 군몽콘켓의 기괴한 동작을 지도했는데, 이 모든 것을 소화한 그녀의 열정에 경탄을 표할 수밖에 없다. 태국에서 '무대의 여왕'으로 통하는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도 발군의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14일 개봉.
코믹호러 '나만 보이니'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방법:재차의'
체험형 공포영화 '귀문'
■'방법:재차의''귀문''나만 보이니' 다른 색깔의 공포
오는 28일에는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방법:재차의'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 이후 3년 뒤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스핀오프 영화다. 조선의 고서 '용재총화'에 등장한 요괴의 일종이자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재차의를 기존 드라마의 주요 세계관 및 캐릭터에 새롭게 적용했다.
연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가 한국의 무속적인 부분을 가진 이야기라면 영화는 아시아의 괴담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발전시켰다"며 "기존의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에 시청각을 자극하는 빠른 템포의 액션도 갖춘 오락영화"라고 비교했다. 김용완 감독은 새로운 볼거리를 연출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는 "누군가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재차의 군단의 움직임이 케이팝 그룹의 칼군무와 닮았다"며 "절제되고 간결한 동작을 통해 기존의 좀비와 전혀 다른 움직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CJ CGV가 투자·배급하는 '귀문'은 2D를 비롯해 스크린X, 4DX 등 다양한 포맷으로 선보인다. '체험 공포'를 내세운 이 영화는 집단살인사건 발생 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과 호기심 많은 대학생들이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다.
무당인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아 영적 능력을 지닌 심령연구소 소장을 연기한 김강우는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끌려 첫 공포 연기에 도전했다"며 "촬영 현장에서 제가 느낀 공포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8월 개봉.
'나만 보이니'는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코믹 호러. 그룹 2AM 정진운과 라붐 솔빈, 유키스 여훈민이 버려진 호텔에서 영화를 찍다 오싹한 존재를 만나게 된 촬영팀으로 분해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질 예정이다. 21일 개봉. 신작 외화로는 자가격리 중 친구들과의 랜선 미팅에 초대받지 못한 존재가 '줌'에 접속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호스트: 접속금지'가 같은 날인 21일 개봉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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