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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이건희 기증관 원점부터 재검토하라"

미술계 "이건희 기증관 원점부터 재검토하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 선정한 서울 용산(왼쪽)과 종로구 송현동 부지 / 사진=뉴스1
"박물관도, 미술관도, 기념관도, 전시관도 아닌 '이건희 기증관' 원점부터 재검토하라."
미술계가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설립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술계 인사들로 구성된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 모임'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약칭 이건희 기증관)' 건립 계획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체부의 '이건희 기증관' 건립 발표는 가장 기본적인 '박물관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새롭게 건립될 기관 또는 시설의 성격이 우선 모호할 뿐만 아니라 비전과 미션조차 분명치 않은 시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본적인 검토도 없이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기관의 설립을 경솔하게 발표해 이를 유치하고자 하는 30~40여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희망 고문을 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문화예술기관은 항구적이며 영속적인, 비영리적 기관이기 때문에 설립 전 기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나 절차적으로 이를 결여한 성급한 결론이라는 점에서 처음으로 돌아가 양 기관에 분산기증한 기증자들의 뜻을 존중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 모임'은 '이건희 미술관'보다는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해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해왔다. 이 모임에는 미술계 인사 677명이 참여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한곳에서 전시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나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