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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게임스톱' 노렸지만...'요란한 빈 수레' 된 공매도 반대운동

'한국판 게임스톱' 노렸지만...'요란한 빈 수레' 된 공매도 반대운동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서 운행하는 공매도 반대버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공매도 반대를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에 나서면서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 종목인 에이치엘비를 첫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약속된 시간을 기점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날 K스톱 운동은 '요란한 빈 수레'에 그쳤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전날보다 5.54%(1950원) 오른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 22%대까지 급등했다가 장마감 30분 전에 매도세가 폭증하면서다.

앞서 개인투자자 커뮤니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이날 공매도 반대운동의 일환으로 코스닥시장 공매도 잔고 1위인 에이치엘비 주가를 끌어올리기로 결의했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이후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 되갚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차익을 내지만 반대로 상승하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해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타깃이 된 게임스톱과 AMC 엔터테인먼트 등을 집중 매수해 주가를 1000%씩 급등시키고 이들 종목의 공매도 잔고를 청산한 바 있다.

이에 한투연도 오후 3시부터 에이치엘비를 집중 매수하기로 했다. 게임스톱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가를 급등시켜 공매도 투자자에게 대규모 손실을 입히겠단 목적이다.

그러나 한투연의 집단 매수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약속된 시간이 되기 전부터 매수에 나서면서 계획은 어그러졌다. 오후 3시 전까지 에이치엘비 주가는 전날보다 22.15% 오른 4만3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차익 실현을 노린 매도세가 폭증한 것이다.

실제 오후 3시까지 4만원선을 유지하던 주가는 3시 1분부터 3만원대로 내려왔다. 주가상승률 역시 당초 기대했던 두 자릿수 상승이 아닌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이에 한투연 회원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국판 게임스톱'을 만들어 보려 했다가 오히려 '개미 무덤'이 됐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투자자들은 '순진하게 3시에 들어온 사람은 피를 봤다', '개미들끼리 폭탄 돌리기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투연에 따르면 이날 공매도 반대운동은 시범행동 성격이다. 한투연 측은 오는 8월 15일 공매도 반대 본행동을 시행한단 방침이다. 참여 인원은 2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