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17일간 대장정 돌입
다관왕 노리는 美 수영 간판 드레셀
육상에선 ‘10대 샛별’ 나이턴 주목
한국, 금메달 7개 종합 10위 목표
'수영황제' 펠프스의 빈 자리를 노리는 카엘렙 드레셀(미국). 사진=뉴시스
육상 여자 100m 신기록에 도전하는 '마미 로켓'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 사진=뉴시스
'인류의 제전' 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23일 오후8시 도쿄의 밤하늘에 성화가 점화된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열전 17일 장정에 돌입한다. 29개 종목 232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한국은 이번 올림픽서 금메달 7개 종합순위 10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된데다 여전히 펜데믹의 위험 가운데 노출돼 있어 최악의 올림픽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각국 정상들이 속속 불참을 선언했고, 아베 신조 전 총리마저 개막식에 나타나지 않는다.
정치는 올림픽을 외면했지만 신기록을 향한 선수들의 열망마저 잠재울 순 없다. 관중 없는 올림픽은 그 참맛을 잃었다. 올림픽을 올림픽답게 만들고 열기를 되살리기 위해선 경기장에서 각종 신기록이 쏟아져야만 한다.
선수들이 지난 5년간 흘린 땀의 보상은 메달과 신기록에 대한 찬사로 나타난다. 선수들은 폭염과 낙후된 선수촌 시절,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변함없이 신기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각 종목의 깨어지지 않는 '넘사벽' 기록을 살펴본다. 이와함께 '황제' 우사인 볼트(육상·자메이카)와 마이클 펠프스(수영·미국)가 사라진 트랙과 수영장에서 누가 새로운 황태자로 등극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누가 과연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여자 100m와 200m 기록을 깨트릴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돼 왔다. 조이너는 1988년 7월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 100m서 10초49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또 서울올림픽 200m 결승서 21초34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들은 33년째 깨어지지 않고 있다. 조이너의 기록들은 금지약물 복용 가능성으로 순도에 의심을 받고 있다. 약물의 도움을 받은 만큼 순수 인간의 힘으로 신기록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우려다.
하지만 역시 서울올림픽서 금지약물의 도움으로 9초79라는 세계신기록(결국 인정받지 못했지만)을 작성한 벤 존슨(캐나다)의 엉터리 기록도 우사인 볼트에 의해 무너졌다. 볼트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서 9초58로 2008베이징올림픽서 달성한 자신의 기록 9초69를 스스로 깨트렸다. 모두 벤 존슨을 능가하는 기록들이었다. 여자 100m 역대 2위 기록(10초63) 보유자인 셜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에 기대가 모아진다.
볼트의 후계자는 많지만 그의 기록을 넘어설 새 트랙 황제는 보이지 않는다. 볼트의 그늘에 가려 있던 2인자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은 퇴조 기미를 나타내고 있고 크리스천 콜먼(미국)은 도핑 테스트를 피하려다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다.
올 시즌 최고 기록(9초77) 보유자인 트레이본 브로멜(미국)과 그의 팀 동료 로니 베이커(9초85), 프레디 켈리(9초86) 등 미국 선수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예년과 달리 자메이카 선수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역시 우사인 볼트가 보유한 200m(19초19)서는 10대 샛별 에리연 나이턴(17·미국)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표 선발전서 19초84를 기록했다. 하지만 볼트의 신기록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수영에선 카엘렙 드레셀(미국)이 은퇴한 펠프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서 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려한 대관식을 예고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실력파다.
반세기 넘게 깨지지 않는 올림픽 기록도 있다. 1968년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열린 멕시코올림픽서 밥 비먼(미국)은 남자 멀리뛰기서 8m90을 뛰었다. 이 기록은 1991년 마이크 파월(8m95·미국)에 의해 무너졌지만 여전히 올림픽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서 세워진 여자 육상 800m와 여자 포환던지기 올림픽 기록이 깨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나데즈나 올리자렌코(구소련)은 여자 800m서 1분53초43으로 당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이후 세계기록은 새로 작성됐지만 올림픽 기록은 40년째 요지부동이다.
일로나 슬루피아넥(동독)는 여자 투포환서 22m41을 던져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세계기록은 번번이 경신됐지만 올림픽서 이 기록을 능가하는 마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파울라 이반(루마니아)의 여자 1500m(3분35초96), 재키 조이너 커시(미국)의 여자 멀리뛰기(7m40), 마르티나 헬만(동독)의 여자 원반던지기(72m30) 등 각종 올림픽 기록들이 도쿄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선수들은 이번 도쿄올림픽서 코로나 19와 함께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신기록 작성에 불리함을 안고 싸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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