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도쿄올림픽] 동·하계 동시 메달을 노리는 미국 야구선수

에디 알바레즈, 소치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지금까지 동·하계서 동시에 메달 딴 선수 5명

[도쿄올림픽] 동·하계 동시 메달을 노리는 미국 야구선수
미국 야구 대표팀 에디 알바레즈
에디 알바레즈(31·미국)는 특이한 선수다. 알바레즈는 지난 7월 31일 한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B조 예선 경기에 미국팀 2번 2루수로 출전했다. 놀랍게도 알바레즈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서 미국이 3위 이내에 입상하면 알바레즈는 동·하계 올림픽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한 역대 6번째 선수가 된다. 미국 야구 대표팀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알베레즈 만큼 간절히 메달을 원하는 선수는 없다”고 전했다.

알바레즈의 아버지는 쿠바 출신이다. 알바레즈는 5살 때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2년 후엔 빙판에 뛰어들어 또래 선수들 가운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쿠바 이민자 출신답게 야구에도 흥미를 느꼈다.

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될 만큼 잘했으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야구 배트를 내려놓았다. 2009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로 올림픽의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치명적인 무릎 부상으로 한 동안 스케이팅을 중단해야 했다.

힘겨운 재활을 거친 알바레즈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미국 대표팀에 선발됐다.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최초 쿠바계 미국인이었다. 은메달을 목에 건 알바레즈는 다시 야구로 돌아왔다.

그해 6월 알바레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년 후 트리플A로 승격한 알바레즈는 2018년 타율 0.253, 홈런 8개, 37타점을 기록했다. 마침내 2020년 8월 6일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알바레즈는 지난 5월 미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은 두번째 올림픽 출전이었다. 알바레즈는 지난 23일 올림픽 개막식서 여자 농구선수 수 버드와 함께 미국 선수단 기수로 선발됐다. 야구선수가 미국팀 기수로 뽑히긴 처음이었다.

역대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서 메달을 딴 선수는 에디 이간(미국)이다. 1920 안트베르펜올림픽(벨기에) 복싱 헤비급 금메달을 따낸 이간은 1932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미국) 봅슬레이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노르웨이의 제이콥 탐스는 1924 샤모니(프랑스) 동계올림픽 스키점프에서 금메달을 조국에 안겨주었다. 그리고 12년 후 1936 베를린올림픽 요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리스타 루딩 로덴버거(독일)는 1984 사라예보,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따냈다. 또 1988 서울올림픽에선 사이클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녀는 같은 해 열린 동·하계 올림픽서 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다.

로린 윌리엄스(미국)는 2012 런던올림픽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그녀는 런던올림픽 100m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선수로 선발된 윌리엄스는 역시 은메달을 따냈다.

ESPN은 “이번 미국 야구 대표 선수단을 보면 영화 ‘메이저리그'(1989) 대사가 생각난다.
이들 중 절반은 모르는 선수들이다. 나머지 절반은 퇴물들이다”고 소개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에디 알바레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