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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해운업의 미래와 꿈의 연료전지

[특별기고] 해운업의 미래와 꿈의 연료전지
지난 3월 수에즈운하에 화물선이 좌초돼 온 세계가 물류대란에 빠졌다. 해운업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0%에 달하니 물류마비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해운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 하나로 전 지구적 산업 발전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2021년 현재 대부분의 선박은 내연기관으로 구동되고,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 중 하나인 중유를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해상운송으로 연간 1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에 달한다.

2018년 국제해사기구(IMO)는 앞으로 추가적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세계 모든 화물선 운항사를 대상으로 오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축하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IMO의 규제는 곧 중고선박 퇴출을 의미한다.

미래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에탄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청정에너지라고 보기 어렵거나 장기간 선박 운항에 필요한 충분한 동력을 제공하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탄소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소가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아울러 내연기관을 대신해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로 선박을 추진한다면 천연가스, 수소, 바이오가스를 단독으로 또는 혼합해 선박추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과 같은 미립 오염물질을 99%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욱이 연료전지의 높은 에너지 효율은 연료 소비 자체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해운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다방면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한미 양국이 백신,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서로를 보완해 윈윈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중공업이 미국의 연료전지 선도업체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를 공동개발키로 하는 업무협약(JDA)을 한 지 1년 만에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에 성공하고 기본설계 승인(AIP)을 획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블룸에너지는 2022년에 선박용 연료전지 지상 시뮬레이션을 완료하고, 최종 수중실험을 앞둘 정도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어 한국의 조선경쟁력에도 큰 도움을 주는 한편 지구촌의 숙제이기도 한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선박을 위한 삼성중공업과 블룸에너지의 협업은 한미 기술협력의 완벽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연료전지 추진 선박의 잠재적 시장 규모와 한국 조선업계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선박시장 선점은 한국 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친환경 선박 시대는 한국 해운산업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자리를 다투고 있다. 세계적 트렌드에 맞게 높은 기술력을 갖춘 친환경 연료전지를 선박시장에 빠르게 도입하는 것은 한국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만큼 국토부 등 관계당국과 국민의 효율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팀 슈와이커트 블룸에너지 수석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