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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개발 후보 지정 하루만에 약수역 일대 호가 5천만원 '껑충' [현장르포]

서대문역·약수역 인근 문의 쇄도
용적률·인센티브 요구 다양해
실제 재개발까지 시간 걸릴듯

공공개발 후보 지정 하루만에 약수역 일대 호가 5천만원 '껑충' [현장르포]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 6차 후보지인 서울 신당동 약수역 인근 주택가 전경. 사진=김해솔 인턴기자
"후보지 발표 직후 인근 아파트 호가가 5000만원씩 올랐습니다. 이 지역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이미 투자자들이 들어온 상태입니다."(서울 신당동 A공인 관계자)

4일 찾은 서울 신당동 약수역 일대 공인중개소들은 부동산 가격을 문의하는 전화상담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인근 한 중개업자는 "후보지 내 주택은 매입해도 현금청산돼 의미가 없지만, 인근 지역에 갭투자 가능한 매물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인 3일 정부는 2·4대책 일환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6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신당동 약수역 인근(1324가구)과 미근동 서대문역 남측(484가구), 장위동 구장위12구역(1188가구) 등 서울 3곳과 지방에서 울산 우정동 울산혁신도시 남측(1485가구)을 발표했다.

정부가 2·4 대책 입법 과정에서 입주권 부여 기준을 본회의 의결일(6월 29일)로 제시하자 재개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는 후보지 인근 부동산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발표된 후보지 중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발이 예정된 약수역 일대는 인근 집값이 들썩이고 있었다.

신당동 B공인 관계자는 "약수역 후보지 바로 위에 있는 약수하이츠아파트는 정부 발표가 나자마자 호가가 4000만~5000만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후보지 인근 빌라에 대한 매수 문의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당동 A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기대감에 발표 이전부터 투자자들의 발길도 있었다"면서 "특히 아파트 매입이 어려운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의 갭투자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후보지인 서대문역 남측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근동 C공인 관계자는 "후보지 발표 이후 서소문아파트 인근 매물과 호가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계약금으로 3억원을 부르는 매수자도 있었지만 매물이 없으니 소용없었다"고 했다.

서대문역 인근도 다른 후보지처럼 이미 발 빠른 투자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근동 D공인 관계자는 "서소문아파트 인근 미근동 주택가는 소문이 나면서 재작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며 "평당 1800만~2300만원이던게 현재 평당 50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후보지에선 재개발 성사까지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세부 용적률과 인센티브 등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다양해 속도감있는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약수역 후보지에 다가구주택을 소유한 김모씨는 "원룸으로 한 달에 1000만원까지 수익이 나는데 공공이 들어오면 분양권 2개만 받을 수 있어 손해"라며 "빌라가 많은 윗 지역은 찬성하겠지만 평수가 큰 아랫지역 주인들이 반대하고 있어 재개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김해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