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에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장에 베팅하고 있다. 또 기준금리 시기가 8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불안케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였다.
개인들은 최근 5거래일(2~5일)간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총 22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또 같은 기간 코스피15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도 총 1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인버스 ETF는 풋옵션 매수, 주가지수선물 매도 등을 통해 지수 하락에 반비례해 수익을 낸다.
반면 개인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내는 구조) ETF를 225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러한 수치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보다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실제로 7월 중 3300선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는 4차 팬데믹 확산에 3200선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지수 하락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 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데다,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고 물가가 뛰고 있어 금리인상을 더는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코스피 지지대가 견고해졌다는 점에서 기우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3300선 재탈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수의 하방은 매우 견고해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꾸준한 이익성장과 낮아진 금리의 영향으로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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