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같은 '대박' 옛말
최근 상장한 카뱅 기대 못미쳐
시초가 상승률 갈수록 하락
1분기 정점 찍고 7월 47%로
"실적 반영 안된 주가는 허상"
최근 카카오뱅크가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은 물론 '따(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에도 실패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대형 기업에 대한 기대심리로 청약경쟁률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수익률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주 청약 불패 신화 '흔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인 지난 6일 6만98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3만9000원)보다 37.7% 높은 5만3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 초반 소폭 하락세를 보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시초가보다 29.98%(상한가) 오른 6만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고 관심종목으로 주목받으며 역대 5위 규모의 청약 증거금(58조3020억원)이 몰렸다. 뜨거운 열기에 '따상'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가 되는 '따'도 좌절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 청약 불패 신화가 급속도로 흔들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이 '따상상상(따상 후 이틀 더 상한가 기록)',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상(따상 후 하루 더 상한가 기록)'에 성공한 반면 올 들어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카카오뱅크가 '따'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 47.5%로
그렇다 보니 공모 청약 후 상장일에 매도해 차익을 얻는 투자 수익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은 지난해 3·4분기 20.4%에서 4·4분기 68.7%, 올해 1·4분기 75.8%로 급격히 상승했다. 그러다 지난 2·4분기 50.8%로 크게 떨어진 뒤 3·4분기의 첫 달인 7월에는 47.5%까지 추락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상승률도 1·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 중이다. 지난해 3·4분기 17.9%에서 4·4분기 80.0%, 올해 1·4분기 87.6%까지 상승했지만 2·4분기에는 55.5%까지 상승률이 낮아졌다.
상장 이후 주가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주가(지난 6일 종가 기준)는 8만2100원으로 공모가(2만4000원) 대비 24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올해 5월 상장한 SKIET는 현재 21만2500원으로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102.4% 상승에 그치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21만원)를 겨우 넘는다.
■"따상 집착 말고 펀더멘털 주목"
이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상장기업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 및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 둔화와 무관치 않다. 대신증권 측은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높은 공모가 영향이 있다"며 "2018년 이후 최근 20개 IPO 기업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에 선행하는 패턴을 보였던 만큼 올해 4월 이후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점은 상장일 시가 수익률이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따상과 같이 실적이 증명하지 못하는 허상 대신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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