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입PHEV 판매 323%↑
BMW·벤츠·볼보 가파른 성장세
전기차 아직 충전 주행거리 짧고
인프라 부족 현실적 대안으로 인기
BMW 530e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엔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의 중간단계로 평가 받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의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경우 아직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짧은데다 충전 인프라도 부족해 현실적인 대안으로 PHEV가 인기를 끌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판매된 수입 PHEV는 1만1302대로 전년 동기(2669대) 대비 323.5% 급증했다. 수입 PHEV는 지난달에도 1409대의 판매고를 올려 전년 동월대비 118.1%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독일계와 스웨덴계 등 유럽차 브랜드가 PHEV 판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BMW의 올 상반기 PHEV 국내 판매 실적은 4858대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293.4% 늘어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상반기 PHEV 국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16.8% 급증한 4188대를 기록했다. 볼보도 같은기간 471.9% 늘어난 1607대의 PHEV 판매 실적을 올렸고, 포르쉐도 471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PHEV는 BMW 530e로 2713대가 판매됐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수입차 중 5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판매량이 많았다. 그 뒤를 이어 벤츠 E300 e 4MATIC(1803대), 벤츠 GLC 300 e 4MATIC(1124대), 벤츠 GLC 300 e 4MATIC Coupe(1062대), 볼보 XC60 T8 AWD(1016대) 등이 상반기에 1000대 이상 판매됐다.
PHEV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친환경차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외부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저속 구간에선 모터만으로도 운행이 가능하다. 고속 주행에선 엔진이 개입한다. PHEV 판매 실적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환경규제 강화로 수입차 브랜드들이 유럽 등에서 팔고 있는 PHEV를 국내로 적극 들여오면서 차종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판매량이 4500대 이상인 자동차 판매사들은 국내에 저공해차 비중을 올해 18%, 내년에 20%까지 확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전기차 등 무공해차 비중도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많은 업체들은 올해 4%, 내년 8%까지 늘려야 한다. 정부는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는 앞으로 기여금을 내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음과 진동이 적은 전동화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판매 증가의 원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수입차 브랜드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지만 디젤차 판매량은 2만2858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8.6% 급감했다. 또 올해부터 PHEV에 대한 저공해차 구매보조금이 폐지되면서 국산 PHEV는 1대도 팔리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의 경우 이전에도 대부분 보조금 대상이 아니었고, 가격 민감도가 덜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에 친환경차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면서 "전기차의 경우 아직까지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짧은데다 충전 인프라도 부족해 현실적인 대안으로 PHEV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