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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500종목 시대 개막… 19년만에 순자산 180배 늘었다

10일 3개 종목 상장…총 502개
일평균거래대금은 3조 넘어서
美·中 이어 글로벌 3위 규모
액티브·해외형 나오며 급성장

ETF 500종목 시대 개막… 19년만에 순자산 180배 늘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500개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 2002년 ETF시장 개설 이후 19년 만이다.

■'ETF 500종목 시대' 개막

9일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일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반도체 FACTSET' 등 3개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함에 따라 국내 ETF는 총 502개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8월 300개를 넘어선 뒤 4년여 만에 200개가 늘었다.

지난 2002년 3444억원에 불과하던 순자산총액도 지난 6일 기준 61조8562억원으로 19년 만에 180배가 증가했다. 지난 5월 28일엔 사상 최고치인 62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평균거래대금 역시 초창기 327억원에서 올 들어 3조1741억원으로 크게 늘며 시장이 활성화돼 있음을 증명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국과 중국에서 이어 세계 ETF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거래소는 국내 ETF 시장은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양적·질적으로 급격히 팽창했다고 평가했다. 그 전까지 ETF는 주식형 상품으로 한정됐지만 관련법 시행으로 채권, 금, 원유 등 주식 외 기초자산 투자 ETF 상장도 가능해지면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더욱 다양한 테마와 유형의 해외형 ETF가 상장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고 연금계좌에서의 장기투자 수요에 대응키 위해 다양한 글로벌 상품을 공급하는 등 투자자 선택 폭이 확대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각양각색 ETF, 더 다양해진다

ETF 시장이 팽창을 거듭하는 동안 상품군이 다채로워진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시장대표형 상품 중심에서 벗어나 업종섹터나 액티브, 해외형 등 다양한 ETF 상품이 출시되면서다.

특히 올해부턴 자산운용사가 고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 ETF도 13종목 상장되면서 본격적인 액티브 ETF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지난해 미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 캐시우드가 이끄는 액티브 상품인 '아크혁신 ETF' 등이 100%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자 국내 다수 운용사들도 속속 액티브 ETF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퓨쳐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관련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업종·테마형 ETF도 급격히 성장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외 업종섹터 ETF 순자산규모는 4년 전보다 7.5배 증가한 12조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시장(2.1배) 및 국내 시장대표(1.5배) ETF의 성장세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해외형 ETF 순자산총액 역시 올 들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긴 가운데 순자산총액이 1조원을 넘는 '공룡 ETF'도 지난 2017년 7개에서 4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15개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시장변동성 확대로 인기를 끌었던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형 ETF 거래대금 비중은 전년 대비 29%p 감소한 45.2%에 그쳤다.


한편 거래소는 이 같은 ETF 투자가 연금계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투자 기조 및 소득공제 등 절세효과가 연금계좌에서의 ETF 투자를 가속화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19년 4717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주요 증권사 연금계좌 내 ETF 잔액은 올해 1·4분기 약 3조원으로 늘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