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캡틴에서 LG 캡틴으로 돌아 온 김현수 /사진=뉴스1
김현수(33·LG)와 박해민(31·삼성)은 공통점이 꽤 많다.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이고 고교(신일고) 동문이기도 하다. 박해민이 고1 때 김현수는 고3이었다. 야구 천재처럼 보이지만 둘 다 신고 선수 출신이다.
김현수는 2006년 드래프트가 아닌 번외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보다 6년 후 박해민은 대학(한양대)을 졸업한 후 역시 신고 선수로 삼성의 문을 두들겼다. 이 둘은 각각 LG와 삼성을 이끄는 캡틴이기도 하다.
새로운 공통점이 또 하나 늘어났다. 이 둘은 2020 도쿄올림픽 외야수 부문 최고 선수로 각각 선정됐다. 한국 대표선수 가운데 베스트 멤버로 뽑힌 건 이 둘 뿐이다. 김현수는 이번 올림픽서 30타수 12안타(타율 0.400) 3홈런을 기록했다. 최고의 4번 타자였다.
박해민은 25타수 11안타(타율 0.444) 출루율 0.563을 기록했다. 1번 타자로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서 보여준 기습 3루 도루는 그의 야구 감각과 결정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시켜주었다.
박해민은 2-5로 뒤진 5회 말 무사 1, 2루서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상대 선발 발데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결정타였다. 2루까지 간 박해민은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한 점차로 바짝 추격한 상태서 1사 3루는 상대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도루였다. 결국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고 한국은 한때나마 역전에 성공했다. 분위기상 이겼다는 느낌을 준 순간이었다.
김현수는 이보다 앞서 1-4로 뒤진 4회 솔로 홈런을 터트려 경기의 물꼬를 텄다. 1일 벌어진 같은 팀과의 녹아웃 스테이지에선 끝내기 홈런을 날려 위기의 김경문호를 구해냈다.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서 기습 3루 도루를 성공시켜 야구 천재임을 증명한 박해민. /사진=뉴시스
지난 얘기다. 이들에겐 또 다른 전쟁터가 기다리고 있다. 10일부터 속개된 KBO 리그다. LG(43승32패)와 삼성(45승1무34패)은 10일 현재 승차 없이 2, 3위를 달리고 있다. 위로 KT와의 간격은 2경기.
단숨에 따라 잡을 수 있는 거리다.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아래로 4위 SSG와의 차이는 2.5. 언제든 잡힐 수 있는 간격이다. 그래서 더 초조하다. 올림픽 베스트 멤버의 활약은 빨리 잊어야 한다.
LG는 홈에서 4위 SSG를 만난다. 김현수는 SSG에 강하다. 시즌 통산 타율(0.288)보다 SSG 상대 타율(0.343)이 월등히 높다. 올 시즌 12개의 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는 SSG 투수들에게 3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한화와 함께 가장 많은 홈런을 김현수에게 제공한 팀이 SSG다. LG는 얼마 전 알토란같은 투수 정찬헌을 키움에 내주고 서건창을 데려왔다. 새 외국인 선수 저스틴 보어 영입과 함께 파워와 공격력의 극대화를 꾀했다. 김현수가 불씨를 던져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삼성의 일정은 다소 빡빡하다. 주초 두산에 이어 주말 선두 KT를 만난다.
삼성팬들은 캡틴 박해민을 믿는다. 두산(상대타율 0.400)에도 강하지만 KT(0.407)에는 더 강하기 때문이다. 두 주장이 후반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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