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지정-무산 10년넘게 반복
"예정대로 어려울 것" 불신감 커
아레나 건축 허가 승인에도
일대 아파트 거래량 지지부진
경기도 고양시에 추진 중인 '한류월드(한류문화 복합단지)' 부지 너머로 아파트 단지들이 위치해 있다. 사진=김해솔 인턴기자
17년 넘게 표류해온 국내 최대 규모의 한류문화복합단지인 경기 일산 한류월드 사업이 연내 첫 삽을 뜰 것이란 소식에도 인근 부동산 시장이 잠잠한 분위기다. 최근 복합개발 사업,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호재만 있으면 호가가 급등하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양시는 한류월드에 2만석 규모의 K팝 공연장을 조성하는 아레나 건축 허가를 지난 6월30일 승인했다. 이 아레나는 CJ ENM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가 한류월드 내 30만2000여㎡ 규모로 추진 중인 'K-컬처밸리' 사업의 핵심으로, CJ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내 아레나 착공 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히 이번 착공은 한류월드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는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고양시 장항동 A공인 관계자는 "17년째 끌어온 한류월드 사업 자체를 믿기 힘들다"며 사업에 대한 불신감이 역력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도 "공연장이라고 알려졌지만 드라마 세트장을 만든다는 소문도 돈다"며 "사업에 대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10년 넘게 사업 지정과 무산을 반복해온 과거에서 비롯됐다. 한류월드의 첫 역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도와 고양시는 고양관광문화단지 조성을 기획, 2006년에 '한류우드'란 이름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16년 CJ ENM이 한류우드(현 한류월드)의 중심인 1구역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가시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 인가까지 계획이 세 차례 바뀌면서 첫 건축물 허가까지 5년 가량이 소요됐다.
장항동 C공인 관계자는 "의회에서 (한류월드 사업이) 확정까지 했는데 취소된 경우도 있다"며 "이런저런 전례 때문에 양치기소년같은 사업이 됐다"고 했다.
또 사업지에 위치한 한류천은 국내에서 수원(水源)이 없는 유일한 하천으로 수질관리 문제가 난점으로 지적돼 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최대 규모의 아레나 건축 허가 승인 이후에도 이 일대의 아파트 거래량은 많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건축허가 승인 이후 이달 9일까지 이 일대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거래는 2건 뿐이다.
인근 대화동 킨텍스꿈에그린은 아예 거래가 없다.
지난 1월 15억4000만원에 거래된 킨텍스원시티 3블럭 전용 84㎡는 지난 달 3% 가량 오른 15억9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 변동폭이 낮았다. 이는 올 상반기 고양시 평균 아파트 상승률(21.38%)에 한참 못미치는 것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김해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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