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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제히 '연저점' 경신...외국인 '매도 폭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제히 '연저점' 경신...외국인 '매도 폭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폭탄'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최근 일주일간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총 50조원 넘게 증발한 가운데 글로벌 증권사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연저점'
1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500원(1.91%) 내린 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000원(4.74%) 하락한 10만500원에 마감되며 '10만닉스'(10만원+SK하이닉스) 끝자락까지 내몰렸다. 지난 5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두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연저점을 경신했다. 삼성전자 역시 주가가 7만7000원대까지 내려온 건 올 들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부터 사흘 내내 연저점을 다시 쓰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폭탄'은 주가를 급격히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6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3조3200억원, 1조840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시총도 급격히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각각 459조6733억원, 73조1642억원으로, 두 기업의 시총은 지난 6거래일간 총 50조1458억원(삼성전자 35조2217억원, SK하이닉스 14조9240억원)이 증발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와 3위 네이버의 격차는 불과 8000억원으로 줄어 SK하이닉스는 6년 넘게 유지해오던 2위 자리까지 위협받게 됐다.

공매도 거래도 최근 이틀새 급증해 이날 삼성전자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전체 거래대금의 1.57% 수준인 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852억원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이어진 데 이어 '공매도 폭탄'까지 떠안은 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날 568억원어치에 이어 이날도 505억원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이어졌다.

■외국계 "비중 축소" vs. "목표 유지"
대형 반도체주를 향한 주가 하락이 거듭되자 외국계 증권사들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1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모건스탠리 측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업황이 확장 국면에서 둔화 국면으로 전환했다"며 "디램은 내년에도 근본적인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하고 재고 증가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도 내렸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기존 15만6000원보다 절반 가까이 깎인 8만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가 목표주가보다 높은 만큼 사실상 ‘팔라’는 의견이다.

CLSA도 반도체 사이클(주기) 하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각각 기존보다 22%, 28% 내린 8만6000원, 12만3000원으로 낮췄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인 10만700원, 17만7000원을 모두 유지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7일과 7월 27일에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이 같이 제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견조한 서버 수요가 있어 목표주가를 내릴 단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올해 4·4분기 반도체 가격이 다운(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서버 디램 비중은 전체의 30%로 그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고해 디램 혼합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4·4분기부터 하락한다 해도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봤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